버나드 에버스 전 월드컴 최고경영자(CEO),잭 그루브먼 전 살로먼스미스바니 애널리스트,앤드루 패스토 전 엔론 최고재무담당자(CFO)…. CNN머니가 17일 발표한 '올해의 파렴치한(scoundrel) 톱10'에 선정된 인물들이다. 이들은 불과 1,2년 전만 해도 '주식회사 미국'의 간판스타로 추앙 받았으나,올해는 미국경제를 망친 주범으로 전락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손상시켜 주가폭락을 부추겼다는 게 그 이유다. 이들 외에도 데니스 코즐로우스키 전 타이코 CEO,새뮤얼 왁살 전 임클론 CEO,존 리거스 전 아델피아 CEO,조 나치오 전 퀘스트 CEO 등이 포함됐다. CFO로는 월드컴의 전 CFO인 스콧 설리번이 앤드루 패스토와 함께 명단에 올랐다. 마사스튜어트 리빙옴니미디어 CEO인 마사 스튜어트는 여성으로서는 유일하게 명단에 올라 또 한번 유명세를 과시했다. 특히 10인 중 미국 월가의 간판 애널리스트였던 잭 그루브먼과 헨리 블로젯(메릴린치)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CNN머니는 "2003년 미국경제 회복은 투자자들이 이들에 대한 나쁜 기억을 얼마나 빨리 잊는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마사 스튜어트=임클론사가 개발한 신약품에 대한 미 식품의약국의 승인불가 발표가 나기 전날 자신이 보유하고 이 회사 주식을 팔아 내부정보이용 혐의로 기소됐다. 한때 "가사노동을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켰다"는 찬사를 받으며 미 가정주부들의 우상으로 군림했던 그가 내부자거래 스캔들에 휘말리며 파렴치한 대열에 오른 것이다. ◇앤드루 패스토=미국 기업들의 '회계부정 도미노'의 첫 테이프를 끊은 장본인이다. 패스토는 엔론이 파산하기 직전까지 회사의 재무상태를 양호하게 보이도록 약 10억달러의 부채를 감춘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회계장부 조작 외에도 각종 탈법적인 장부외 거래를 통해 수천만달러의 이득을 챙겨 파렴치한 CFO의 전형을 보여줬다. ◇잭 그루브먼=90년대 미국의 '정보통신산업 붐'이 낳은 스타 애널리스트 중 한명으로 살로먼스미스바니의 투자은행부문 고객인 윈스타커뮤니케이션스의 실적을 부풀려 투자자들을 오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루브먼은 쌍둥이 자녀를 뉴욕의 초호화 유치원에 입학시키기 위해 AT&T의 투자등급도 상향 조정해 '빗나간 자식사랑'의 전형을 보여주기도 했다. ◇버나드 에버스=사상 최악의 기업파산을 기록한 월드컴의 창업자. 지난 5분기 동안 회계장부 조작을 통해 무려 90억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월드컴의 회계부정 사건에 대한 조사과정에서도 침묵으로 일관,'모르쇠 CEO'란 신조어를 유행시키기도 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