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사건은 코스닥기업의 M&A(기업인수합병)가 작전세력에 의해 범죄로 악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수주체가 불명확한 M&A 대상기업의 경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7일 검찰에 체포된 정용호씨는 자기 돈 한푼 들이지 않고 기업을 인수한 후 회사자금을 빼내려고 포커스에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지난 8월 포커스 지분 12.02%를 70억원에 인수키로 창흥정보통신과 계약을 맺었다. 검찰은 정씨가 7억원만 선지급하고 나머지는 회사자금을 인출해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자금대여 어음할인 수표발행 등으로 회사자금 1백여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했다. 정씨는 지난 9월 포커스 돈 40억원을 자신의 회사인 지엠비개발에 대여토록 했다. 또 핑거시스템에 3억원, 스칼라스투자평가원에 13억원을 출자 또는 대여토록 했다. 정씨는 마지막에는 직접 횡령에 나섰다. 그는 54억원어치에 이르는 어음과 수표를 회사명의로 발행한 다음 이를 할인해 유용하는 방식을 썼다. 포커스 관계자는 "정씨가 빼돌린 회사자금이 1백10억원에 이른다"고 파악했다. 포커스는 이중 어음과 수표의 경우 정씨가 위.변조한 것이기 때문에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 포커스는 자금악화설 때문에 지난 16일부터 주권의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