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연장운행 첫날인 9일 자정께 평소같으면 출입구마저 굳게 닫혀 있었을 시내 각 지하철역에는 귀가를 서두르는 사람들로 붐볐다. 서울 지하철이 자정 이후 운행된 것은 설, 추석 등 명절과 지난 6월 월드컵대회당시를 제외하면 92년 9월 이후 10년만에 처음이다. 이날 지하철 1∼8호선은 막차 운행시간(종착역 기준)이 기존 밤 12시에서 새벽1시로 1시간 연장됐으며 전동차는 12시 이후 20분 간격으로 모두 65개의 열차가 증편 운행됐다. 추운 날씨 속에 평소 출퇴근 시간대보다는 오랜 시간 기다려야 했지만 자정 이후 전동차에 오르며 귀갓길을 서두르는 많은 시민들은 연장운행을 반겼다. 2호선 동대문역에서 전동차에 오른 직장인 김종만(37)씨는 "오늘처럼 약속으로늦는 날이면 집 근처인 3호선 일원역까지 택시를 이용했다"며 "하지만 연장운행으로택시 잡는 어려움을 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철도청의 불참으로 원래 수도권까지 계획됐던 지하철 연장운행이 서울시내로 한정되면서 수원, 인천 등 수도권으로 향하는 승객들은 평소와 달라진 것이 없다며 다소 불만어린 표정이었다. 인천역까지 가는 박진석(28)씨는 "수도권이 제외돼 아쉽다"며 "연장운행이 제대로 됐다면 신도림역에서 환승해 인천까지 갈 수 있을 텐데 평소처럼 신도림역에서내려 버스나 택시를 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 두 노조의 연장운행 거부로 노조원인 기관사와역무원 상당수가 밤 12시에 업무에서 철수해 대신 비노조원 및 간부직원이 열차운행에 투입됐다. 한편 이날 밤 12시께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 대합실에서는 이명박 서울시장, 박종옥 서울지하철공사 사장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장운행 기념식이 열렸고 이어 참석자들은 연장운행 첫 열차에 올라 을지로입구역까지 시승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훈 기자 karl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