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연방검찰과 경찰은 저작권 보호와 마약 밀매, 돈세탁 등 조직범죄 단속차원에서 한인사회의 밀수조직 등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작업에 나섰다. 멕시코 연방검찰의 조직범죄 특별수사부는 5일밤(이하 현지시간)부터 6일 오후까지 멕시코시티의 범죄다발지역이자 재래시장인 테피토 지역과 시내 소나로사 지역의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조직범죄 단속을 벌여 교민 40여명을 연행했다. 검찰은 또 연행된 교민들의 가게와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완구류와 섬유원단, 스포츠 의류, 가방, 인조보석, 크리스마스 장식품 등 중국과 대만, 베트남산 밀수품 180t 가량을 증거물로 압류했다. 수사당국은 또 이미 체포된 40여명 외에 밀수 및 상표 위변조 혐의를 받는 한인 30여명을 추가로 수배 명단에 올려놓고 있어 체포나 구금될 교민수는 70여명 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의 한인사회가 상표 위변조 및 마약밀매 혐의 등과 관련해현지 수사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방검찰 특수부 관계자는 "6일 오후까지 체포된 한인은 모두 42명이지만 수배명단에 오른 한인들이 추가로 검거되면 전체 구금자수는 늘어난다"며 "이들은 일단지적재산권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나 마약밀매와 돈세탁 혐의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체포된 박모씨는 멕시코시티에서 큰 의류상을 경영하고 있으며, NFL 등 밀수입한 유명 가짜상표의 스포츠 의류를 한인과 현지인 소매상에 분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와 함께 체포된 김모씨도 태평양 연안의 만사니요 항구를 통해 동남아산의류와 섬유원단 등을 밀수입한 뒤 이를 한국 교민이나 현지인 소매상들에 불법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일간 레포르마를 비롯한 현지 유력 언론매체들이 이날 한국계 밀수조직의 일망타진 사실을 일제히 보도하면서 멕시코 한인사회가 다시 한 번 현지인들의 지탄을 받게 됐다. 연방검찰과 경찰의 단속반이 멕시코시티 중심가의 한인타운에서 기습 압수수색과 함께 불심검문을 벌이자 사업비자나 관계당국의 허가없이 영업을 해 온 일부 한인 상점들은 셧터를 내린 채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멕시코에는 최근들어 아르헨티나, 브라질, 페루 등 경제난을 겪는 남미국가 출신 교민들의 유입이 지속되면서 한인 약 1만5천명이 거주한다. 그러나 교민간 영업경쟁이 치열해지는데다 `한탕주의'에 물든 일부 저질 교민이 현지인들과 짜고 밀수와 불법통관 업무에 개입하면서 한인사회가 수사당국의 단속 표적이 돼 왔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 특파원 bigpen@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