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1:09
수정2006.04.03 01:11
6일 공개된 신한금융과 서버러스 컨소시엄의 조흥은행 인수조건은 서로 일장일단이 있다.
우선 인수대금 지불조건 면에선 서버러스측이 전액 현금인수를 제안, 현금과 주식을 절반씩 지불하겠다고 제시한 신한금융보다 낫다는 평가다.
하지만 인수물량 면에서는 신한금융이 정부 보유지분을 모두 사겠다고 해 서버러스측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했다.
또 인수 후 경영계획도 서버러스에 비해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와 관련, 변양호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가격이 비슷하다면 조흥은행의 경쟁력을 배가시킬 경영계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금융계에서는 신한금융이 다소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인수조건 비교
신한금융은 정부의 조흥은행 보유 지분 80.04% 전량을 매입하되 절반은 현금, 나머지 절반은 신한금융지주회사 주식으로 각각 내기로 했다.
반면 서버러스는 우선 51%를 현금으로 매입하고 추가 투자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경영계획 측면에선 신한금융은 조흥은행을 인수한 후 2년간 별개의 자회사로 운영하고 순차적으로 신한은행과 합병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통합추진을 위해 투자자와 조흥은행측이 동수로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 위원장으로 제3의 외부인사 영입 등의 방식을 제안하고 합병전에는 인력재배치 등을 제외한 강제적인 인력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표명했다.
서버러스는 경영권 인수후 제일은행과 우호적인 합병을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으나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두 인수후보 모두 사후 부실과 관련, 풋백옵션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신한금융측은 통상적인 인뎀니피케이션(우발채무에 의한 사후손실 보전)을 요청, 추가부실에 대해 정부측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표현을 한 서버러스보다는 우호적인 조건을 내놨다.
◆ 향후 전망
인수전의 관심은 베일에 가려진 가격조건으로 쏠리고 있다.
재경부는 이날 두 후보의 인수희망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는 오는 11일 공자위 매각심사소위를 열고 적정가격 수준 등 매각관련 모든 내용을 심사한 뒤 공자위에 보고해 심의를 받을 계획이다.
매각소위가 한 번의 회의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기가 어려울 전망인데다 우선협상대상이 결정난다 하더라도 추가실사 등의 절차를 거쳐 계약을 하기까지는 적어도 1개월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공자위의 한 위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인수 희망가격이 최소한 주당 6천원이 넘지 않으면 팔기 힘들지 않겠느냐"며 "가격 외에도 다른 변수들이 많아 공자위 논의가 쉽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조흥은행 노조가 11일 총파업에 나서기로 하고 투쟁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어 최종 인수자 선정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