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 증가폭이 21개월만에 가장 작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 유동성은 정부의 재정지출이 늘어나면서 증가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에 비해 2조7백63억원 늘어난 2백19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증가폭은 지난해 2월(1조4천8백30억원)이후 가장 작은 것이다. 지난 10월(6조1천2백21억원)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 들었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과 '비(非)이사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둔화된데다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 등은 감소세를 나타내 가계대출 규모가 줄어들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한 달 동안 2조8천3백52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전월 증가폭(4조7천9백90억원)의 59% 수준이다. 마이너스통장 및 신용대출 등 주택담보대출 이외의 가계대출은 전달에 비해 7천5백89억원 감소했다. 기업대출의 증가규모도 전월(5조7천6백36억원)에 비해 2조7천억원가량 줄어든 3조9백85억원에 불과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대출도 자금수요가 적은 계절적 요인 등으로 인해 증가폭이 꺾였다. 한편 은행들의 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총유동성(M3) 증가율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김민호 한은 통화운영팀 차장은 "정부의 재정지출이 늘고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유입됨에 따라 지난 8월이후 12%대 중반을 유지하던 M3 증가율이 11월에는 13% 안팎으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