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도마뱀(도마뱀 붙이)이 어떻게 건물의 유리창이나 천장을 자유자재로 기어다닐 수 있는지에 대해 오랫동안 궁금해 했다. 일부는 도마뱀 붙이의 발에 흡반이 달려 있을 거라 했고 다른 사람들은 물체 표면의 작은 틈을 이용하거나 발바닥에서 접착제 성분의 분비물이 나온다는 가정도 했다. 2년 전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은 도마뱀 붙이의 발바닥마다 주걱처럼 넓적한 모양의 강모(剛毛·미세한 털)가 50만개 이상씩 있는데 이 작은 털들이 원자끼리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반데라발스의 힘)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필자는 도마뱀 붙이의 강모가 생성하는 접착 에너지는 사람의 몸에서 기가 생성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추정한다. 사람의 몸에서 기가 생기는 것은 세포들이 상호 응축할 때 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힘은 골프의 임팩트 때에도 나온다. 흔히 골프이론에서 임팩트때 볼을 때리지 말고 밀라고 하는 것도 클럽의 헤드와 볼이 접촉하는 동안 헤드 표면과 볼의 표면이 상호 응축할 수 있도록 접촉시간을 최대한 늘려 반데라발스의 힘을 생성,볼의 방향이 정확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 추측된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기의 작용이 많다. 상대를 속일 필요없이 천천히 기를 써서 하기만 하면 되는 게임이다. 골프에서 힘 빼기,백 스윙을 천천히 하기,톱에서 멈추기,하체 고정하기 등은 순간적으로 기의 응축된 힘을 내는 것인 동시에 반데라발스의 힘을 내는 것이기도 하다. 반면 권투에서는 강한 펀치가 '끊어 칠 때' 나온다. 강력한 펀치가 상대의 턱에 닿는 순간 찰나의 멈춤을 만들면 그 자리에서 반데라발스의 힘이 생성돼 강한 임팩트와 정방향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근본원리는 골프의 밀어치기와 같다. 두 경우 모두 가장 중요한 것은 하체에서 중심 축이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중심 축이 상체로 올라와 있다면 펀치를 끊어 칠 수도 골프볼을 밀어 칠 수도 없게 된다. 하체에 중심 축을 만드는 방법은 상체의 힘을 빼고 숨을 아랫배로 내려오게 하는 것이다. 이런 원리 때문에 골프에서도 '힘 빼기 3년'이란 말이 진리처럼 통하기도 하는 것이다. 한양대 디지털경영학부 교수 chungkiihn@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