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화이트 칼라(사무직)직종 가운데 90%는 10~15년 안에 사라진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얼마전 "비전 21"이라는 특집 기사에서 생명공학과 인터넷의 발달 등으로 직업분포에 커다란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잡지는 앞으로 유망한 직업 10가지와 함께 급격히 쇠퇴하거나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직업 10가지를 소개했다. 이잡지가 분류한 유망직종은 현재로서는 "머나먼" 미래의 얘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제까지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빛의 속도로 진행돼 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분류가 그리 허황된 얘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남보다 먼저 준비하면 성공할 가능성은 높을 수 밖에 없는 법. 앞으로는 어떤 직업이 각광을 받을 것인지 "감각"을 익혀놓고 때가 오면 과감하게 도전해 보자. 유망 직업 인공 장기를 배양하고 이식해주는 전문가인 "조직공학자"가 뜬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25년 내에 인체에 이식하면 본래 장기처럼 기능하는 췌장이나 심장 등을 동물의 몸에서 배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체 유전자 정보의 총체인 게놈 지도 작성작업이 끝나면 개인별로 유전자 결손이나 손상 여부를 파악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해주는 직업이 각광 받는다. 이런 사람을 "유전자 프로그래머"라고 부른다. 특정한 단백질이나 약물이 포함된 우유를 생산하도록 유전공학 처리된 소나 양을 사육하는 "생명공학 농부(pharmer)"가 유망직종이 될 것이다. 반면 유전자 조작된 음식물이 무분별하게 식탁에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프랑켄슈타인 음식"을 가려내는 "감별사"도 새 직종으로 인기를 끌것이라고 이 잡지는 전망했다. 첨단 전자제품 및 인터넷 사용 확대로 인터넷을 이용한 자료 검색 등을 전문으로 하는 "데이터 마이너(정보검색 광부)"와 정보통신 및 전자장비 수리공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사이버 오락 매체에서만 활동하는 배우나 작가가 유망직종이 되고 소비자의 주문에 맞춰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유선방송업도 유망하다. 사용자에게 도착한 이메일을 이해하기 쉽게 잘 해석해 체계적으로 분류하거나 즉각 응답도 해주는 "만능 개인비서"같은 프로그램 개발업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됐다. 쇠퇴 직업 주식 자동차 부동산 거래 등의 중개인은 인터넷에 의한 전자거래로 대체될 전망이다. 온라인을 통한 원격 강의 수단이 늘어남에 따라 교실에서 학생들을 모아놓고 강의하는 전통적인 교사들이 줄어든다. 사이버 신문 잡지 발행이 늘면서 "인쇄 언론"의 비중이 줄고 복사기 제조업 등 인쇄업 전반이 쇠퇴한다는 것이다. 업무가 수평 분권화되고 업무 시간도 24시간 체제로 바뀌면서 최고경영자(CEO)직책의 필요성이 줄어들게 된다. 치아에 대한 3차원 영상촬영으로 조기에 치열 부정합 등을 치료하는 기술 등이 개발될 것이다. 이에 따라 교정전문 치과의사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타임지는 예상했다. 죄수 개개인에게 초소형 감시장비를 부착,이들을 손쉽게 감시할 수 있게 돼 교도소 간수도 쇠퇴 직종으로 분류됐다. 도시와 도시를 컴퓨터 조작만으로 운행하는 "고속 무인 화물차"가 등장하면 화물차 운전사도 불필요하다. 냉장고에 음식이 떨어지면 냉장고가 자동으로 필요한 물품을 주문하고 청소 로봇과 함께 자동 진공 청소기능을 갖춘 주택내부 구조가 개발되면 가정부도 퇴출직업이 된다. 타임지는 시험관 아기 등 체외수정을 통한 불임치료가 더 활성화되고 인공 자궁이 개발될 전망이어서 "부모의 직업적 역할"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