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영등포에 자리잡은 삼천당제약 사무실엔 겨울철만 되면 난로가 등장한다. 입주해 있는 4층짜리 건물이 지은지 오래돼 난방이 제대로 안되기 때문이다. 삼천당제약이 돈이 없어 이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지난 9월말 현재 삼천당제약의 부채비율은 29.6%.지난해말(37%)에 비해 7.4%포인트가 낮아졌다. 12월 결산 25개 상장 제약업체의 평균 부채비율 81.2%(9월말 기준)보다도 훨씬 낮다. 코스닥등록기업인 삼천당제약은 잇딴 보험약가 인하에도 지난 9월말까지 매출 3백12억원에 5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율이 16.7%에 이른다. 올해엔 4백31억원 매출에 70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임직원이 노력한 결과다. 80여가지 주요 생산품 가운데 전문 의약품이 80%에 이른다. 순환기 약물인 글리클라짓 아테놀올과 호흡기 약물인베리콜시럽,안약류 등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엔 액면가(5백원)의 20%를 주주에게 배당했다. 올해도 지난해 수준으로 배당할 계획이다. 실적이 이처럼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윤대인 회장은 늘 "검소하게 살자"고 강조한다. 내실을 추구하는게 그의 생활철학이다. 윤 회장은 성심의료원과 한림대 설립자인 일송재단 고 윤덕선 이사장의 차남으로 삼천당제약의 지분 50%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천연물 복합제 신약 1호에 도전=종근당 사장을 지내다가 지난 94년 3월 삼천당제약의 최고경영자로 영입된 김상조 사장은 한약재를 과학화해 신약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한림대 천연물연구소와 손잡고 공동연구를시작했다. 동의보감 등 한의서에 기재된 각종 처방별로 약효와 안전성 여부를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해나갔다. 같은해 10월 한림대 연구원들을 영입,강원도 춘천에 중앙연구소를 개설했다. 삼천당제약이 기대를 걸고 있는 신약후보물질은 간질환치료제 SCD-UKG와 당뇨병치료제 SCD-DKY. 백화사설초호장근 용담초 등의 천연물이 들어있어 지방간 및 만성간염 등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SCD-UKG는 현재 경희대학병원에서 임상 2상시험을 하고있다. 삼천당제약은 임상3상까지 성공적으로 마친뒤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 부터 국내 천연물 복잡제 신약 1호로 승인받을 계획이다. 2004년 상반기중 완제품을 내놓을 방침이다. 전문.투명경영체제가 강점= 중견제약기업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삼천당제약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다. 지난 62년부터 제약업계에서 활약해온 김상조 사장이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투명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매월 열리는 부서장회의에서 전월 매출액과 이익을 알려준다. 경기도 화성 공장에서 매월사경협의회를 갖고 경영실적을 자세히 보고한다. 김 사장은 "내년에 매출을 10%이상 늘리기 위해 안과 및 순환기계통 분야의 신제품을 내놓겠다"며 "심장병 및혈액순환개선제인 심적환의 판매에 주력하면서 헤파케어등 건강보조식품 판매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