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업계 리더 2명 인터뷰] 고영채 <베어링포인트 한국 대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컨설팅 업계로선 정말 곡절 많은 한해였다.
엔론사태는 회계법인과 컨설팅회사의 "오랜 동거"에 종언을 고했다.
아더앤더슨은 회계법인이 망하자 KPMG에 합병돼 새 회사 베어링포인트로 거듭났다.
PwC컨설팅은 IBM에 팔렸다.
"미국발(發) 바람"은 국내에도 그대로 불었다.
아더앤더슨과 PwC컨설팅의 한국 지사장이었던 고영채 씨와 최영상 씨는 그 태풍의 한복판에 있던 사람들이다.
몸담던 회사가 팔린 운명은 같았지만 길은 달랐다.
고영채 씨는 새 회사 베어링포인트의 한국 대표가 됐지만 최영상 씨는 PwC코리아를 넘기고 예전 자회사 사장으로 와신상담에 들어갔다.
두 사람을 만났다.
------------------------------------------------------------------------------
-아더앤더슨과 KPMG에 이어 올해만 벌써 세번째 회사다.
"글로벌 경제를 실감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이라 본사의 변화에 지사들이 자유로울 수 없다."
-피합병사 출신이 합병회사 대표를 맡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합병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고 보면 된다.
아더앤더슨 출신들은 솔루션 분야의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고 KPMG 인력은 산업별 중심의 젊은 인재들이다.
각자 잘하는 장점을 찾아 새 회사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아더앤더슨 시절 고객들이 다른 회사로 바꾸지는 않는지.
"그런 일은 없었다.
계약했던 것은 베어링포인트에서 끝까지 책임지고 하고 있다.
오히려 굵직한 자산부채관리시스템(ALM) 프로젝트를 최근 따내는 등 합병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유한회사에 근무하다 공개기업 CEO가 되니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다.
"공개기업(public company)은 글자 그대로 공공을 위한 회사다.
파트너들을 위한 유한회사와는 큰 차이가 있다.
시장과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원래 공인회계사 출신이라 공개기업이 체질에 더 맞는 것 같다."
-공개기업은 실적이 모든 것을 말한다.
부담되지 않나.
"매년 25% 이상 성장한다는 것이 목표다.
합병회사인 만큼 과거 두 회사 시절의 핵심역량을 잘 합치면 충분히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합병 과정에서 인력 이동이 심했을텐데.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현재 인력은 지원인력을 포함해 2백명 정도다.
불투명한 경제여건을 생각하면 당장 더 늘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경쟁상황은 어떤가.
"PwC컨설팅이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에겐 기회가 더 많다.
직접 경쟁자는 액센츄어와 딜로이트컨설팅 등 둘로 줄었다."
-컨설팅업계 전반이 어렵다는 소리가 많다.
"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컨설팅회사들은 더 사명감에 불타야 한다.
기업이 잘 돼야 나라경제가 살아난다.
그 방향을 찾아주는 것이 컨설팅펌의 사명이다."
권영설 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