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열풍을 타고 한동안 우후죽순격으로 등장했던 프리(pre) 코스닥펀드가 고객의 투자자금 환매요구에 응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 파문이 일고 있다. 26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비상장·비등록 기업에 신탁재산의 상당 부분을 투자하는 'W펀드'를 설정했던 대한투신운용은 이 펀드 투자자의 환매 요청 금액을 전액 되돌려 주지 못하고 있다. 큰 시세차익을 노리고 상장이나 등록이전 단계에 있는 벤처기업의 주식에 투자했지만 거품이 꺼지면서 투자했던 주식을 현금화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투의 W펀드 수탁고는 설정초기 4백억원이 넘었지만 이날 현재 50억원 가량만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대한투신 외에 현대투신 한국투신 삼성투신 등 다른 대형사의 프리코스닥 펀드에서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프리코스닥 펀드는 4개 대형투신사가 설정한 것만도 9개에 달하며 자산규모는 총 4백억원대에 이른다. 증시 관계자들은 유동화가 제약될 수 있는 장외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이면서도 투자위험을 고객에게 알리지 않은 투신사뿐만 아니라 당시 이같은 펀드를 폐쇄형이 아니라 개방형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약관을 승인한 당국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투신업계 관계자는 "프리코스닥 펀드 문제는 그동안 몇차례 벌어졌지만 그때마다 투신사가 대신 떠안는 미봉책으로 해결해 왔다"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