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 승패의 최대 변수 중 하나는 충청권 표심이다. 충청권이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박빙의 승부가 이뤄질 때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으며 이번 대선에서도 그럴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대선에서 충청(충북)에서 승리한 후보가 모두 당선된 것을 보아도 충청권의 중요성이 입증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이 지역 의원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이나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공약을 내세우며 '러브콜'을 보내는 것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충청권 유권자수는 대전(99만9천1백78명)과 충북(1백8만4백96명),충남(1백39만9천8백31명)등 모두 3백47만9천5백5명(행자부 잠정치)이다. 전체유권자(3천5백1만4천4백여명)의 9.9%에 해당된다. 충청권의 표심은 수도권 인구의 20% 이상으로 추정되는 충청출신 표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5대 대선(97년)에서는 사실상 충청표가 성패를 갈랐다. 당시 김대중 후보는 대전과 충남,충북에서 45%와 48.3%,37.4%의 득표율로 2위를 압도했다. 김 후보가 충청권에서 이회창 후보를 앞선(40만8천3백19표) 것이 대선승리(39만5백59표차 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이번 대선에선 역대 어느 선거보다 충청표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양상이다. 3자구도에선 이회창 후보가 40%대로 '대세'를 형성하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와 양강구도로 바뀌면서 지지율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5일 동아일보 조사(코리아 리서치)에서 노 후보가 37.8%로 이 후보(32.7%)를 5.1%포인트 차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문화일보 조사(TN소프레스)에서도 노 후보가 55.2%로 이 후보(29.8%)를 압도했다. CBS(월드리서치)조사에서도 노 후보가 28.8%로 이 후보(26%)를 2.8%포인트 앞섰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충청표가 안정화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지역구도가 약화되겠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상황인 만큼 충청권의 향후 표심이 대선 성패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