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분기중 원유 등 수입가격이 오른 반면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목의 가격은 급락, 교역조건이 15년 만에 가장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4분기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전분기(97.4)보다 6.0% 하락한 91.6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88년 한은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최저치이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수출품 1단위와 바꿀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나타내는 지수이며, 교역조건이 악화될수록 경제 주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지표경기보다 나빠지게 된다. 이 지수는 지난해 3.4분기(92.8) 이후 계속 상승, 올 1.4분기엔 103.7까지 올랐으나 2.4분기부터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3.4분기엔 수출단가가 전분기보다 2.7% 하락한 반면 수입단가는 거꾸로 3.4% 급등, 교역조건 악화가 두드러졌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가격이 전분기에 비해 33.9% 하락한 여파로 전기.전자제품 수출단가가 11.9% 떨어졌고 중화학제품 단가도 3.6% 내렸다. 반면 원유 수입단가는 전분기보다 3.4% 올랐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