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전자업체들이 미래 대비 차원에서 지난 90년대 말 투자를 본격화한 신사업들이 최근 자리를 잡거나 흑자 기조가 정착돼 효자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브라운관 전문 기업이었던 삼성SDI는 3대 신사업으로 추진해온 2차전지 PDP 유기EL의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비브라운관 매출 비중이 올해 32%에서 2005년께 60%로 확대될 것으로 20일 내다봤다. 휴대폰 및 노트북PC용 건전지인 2차전지는 월 판매량이 6백만셀에 올라섰고 5월부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벽걸이용 TV 모듈인 PDP는 3·4분기에 1백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내년 상반기부터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PDP도 수출이 급증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1만5천개의 PDP를 팔아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중 절반 이상은 해외로 실어냈다. 수출 비중이 80%를 넘는 삼성SDI는 지난 한해 판매량이 3천3백대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엔 월간으로 1만대선을 돌파했다. 12월치 주문도 1만7천대에 이른다. 이에 따라 양사는 내년 중 각각 2천억원씩 투자해 PDP 2기 라인 증설에 착수할 계획이다. 신사업의 정착은 관련업계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브라운관용 섀도마스크 전문이었던 LG마이크론은 최근 PDP용 포토마스크 후면유리를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LG마이크론은 PDP품질을 좌우하는 후면 유리의 '격벽'을 부식시키지 않고 표면을 깎아 만드는 기술을 국내 첫 개발해 LG전자에 2기 라인부터 공급키로 했다. 전통적인 직물·패션회사였던 제일모직은 EMC(반도체회로보호외장재)와 2차전지 전해액 등 전자재료 사업에서 3·4분기 누적매출이 1년 만에 60% 이상 증가한 4백57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2005년에는 전체 매출 2조6천억원 가운데 4천억원 이상을 전자재료사업에서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