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이나 연기자나 다를 게 없어요. 모델도 사진작가가 셔터를 누르는 0.5초 동안 표정과 포즈로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를 해야 하거든요." SBS 드라마 '별을 쏘다'에 출연하는 변정수는 모델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20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별을 쏘다'에서 헤어디자이너 이미련 역을 맡은 그는 주인공 한소라(전도연)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라의 오빠인 한바다(박상면)의 연인으로 등장한다. "캐스팅이 늦게 된 편이에요. 제가 나오는 장면만 남겨놓고 촬영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서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꼭 연기해 보고 싶은 인물이어서 출연하게 됐습니다." 잘 나가던 모델이었던 변정수가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지난해 '뉴욕 컬렉션'을 위해 미국에 머물면서다. "별로 할 일이 없어 혼자 영화를 많이 봤어요. 영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죠. 그때 본 영화가 니콜 키드먼의 '물랑루즈'와 비요크의 '어둠 속의 댄서'였어요. 두 영화 모두 키드먼과 비요크가 아니면 만들어질 수 없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 '변정수만이 할 수 있는 영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기에 뜻을 품은 변정수는 귀국 후 적합한 역할을 찾던 중 MBC 드라마 '위기의 남자'에 출연하면서 연기와 인연을 맺었다. 드라마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영화계에 진출한다는 판에 박힌 과정 말고도 변정수에게는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 "한 번 촬영하면 그만인 영화에 비해 드라마는 계속 찍으면서 자신이 변화하는 모습을 점검할 수 있어 좋아요.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연기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거든요."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