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한 17일 오후 조 회장이 숨진 인천 인하대 병원에는 조 회장의 가족과 친지들이 자리를 지켰다. 또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에는 휴일임에도 불구,한진그룹 임원들이 장례 준비로 바빴으며 정·재계로부터 조문 절차를 묻는 전화와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1시 인천 인하대 병원에는 부인 김정일씨와 큰아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2남 조남호 한진중공업 부회장,3남 조수호 한진해운 부회장,4남 조정호 메리츠증권 부회장 등 온 가족이 모여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들은 조 회장이 숨을 거두기 하루 전날인 16일부터 병실을 지키며 임종을 지켜봤다. 조 회장 담당의사인 이수형 인하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조 회장께서는 당뇨와 고혈압 등의 지병으로 지난 4월14일부터 입원해 왔다"며 "비교적 편안하게 생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조 회장이 운명한 1821호 병실에는 가족들 외에 의료진,한진그룹 관계자 등 10여명이 침울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김건배 그룹 부회장 등은 유족들과 장례 절차에 대해 숙의한 뒤 병원측과 협의를 거쳐 시신을 서울 서소문 한진그룹 본사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시신은 숨진 지 정확히 2시간10분 만에 그룹 본사가 자리한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으로 옮겨졌다. 앰뷸런스에 시신을 옮긴 후 유족들은 3대의 승용차에 나눠 타고 곧바로 병원을 떠났다. ○…휴일인 이날 갑자기 조중훈 회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한진그룹 고위 임원들은 오후부터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으로 속속 집결해 장례 준비에 들어갔다. 빈소는 18층에 마련됐다. 최준집 홍보실장은 "지난 외환위기 이후 그룹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해온 회장님이 그룹의 명실상부한 재도약을 보지 못하고 타계하게 돼 안타깝다"며 "회장님의 유지를 받들어 세계적인 우량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데 임직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후계 구도와 관련,지금 논의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면서도 장남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그룹 회장직 승계를 공식 발표,조중훈 회장 타계 이후 장자 중심의 경영 구도를 가시화했다. 다만 조양호 회장의 계열사 지분을 포함한 재산 상속 문제에 대해서는 장례식이 끝난 뒤 가족회의를 거쳐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일훈·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