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에 이어 태광투자신탁운용이 총 수수료가 0.22%인 채권형펀드를 내놓는 등 초저가형 채권형펀드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투신업계에서는 대형 투신사들이 초저가 수수료 펀드의 확산을 막고 있지만 시장 대세를 거스르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7일 투신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태광투신운용은 이달 11일 동양종금증권을 통해 '태광shopping엄브렐러채권형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상품은 시판 닷새 만에 1천8백30억원의 수탁고를 기록했다. 태광투신의 총 수탁고는 최근 1조원대를 넘었다. 전체 수탁고의 20%에 가까운 자금을 이 상품 하나로 끌어들인 셈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주 중 하루 2백억∼8백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기 몰이는 이 펀드의 총 수수료가 0.22%로서 MMF(머니마켓펀드) 수수료의 절반수준에도 미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펀드 유형은 미래에셋의 올마이티펀드와 같은 엄브렐러 형태로 돼 있고 환매수수료를 내야 하는 기간도 1개월로 올마이티펀드와 같다. 투신업계 관계자는 "초저가 수수료 펀드는 태광투신과 같은 소형 투신사들로서는 손쉽게 회사 규모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라며 "투신사 사장단이 초저가 수수료 확산을 막자고 자율결의했지만 채권형 펀드의 수수료가 낮아지는 큰 흐름을 되돌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초단기에다 초저가 수수료를 부과하는 펀드는 그만큼 운용에 따르는 리스크가 커진다"며 "운용에 실패해 만족할 만한 수익률이 안 나오면 곧 시장이 외면할 텐데도 대형 투신사들을 중심으로 사실상의 담합을 결의한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