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열 은행연합회장이 3년의 임기를 마치고 14일 퇴임했다. 1961년 한국은행에 입행한지 41년만에 금융계를 떠나게 된 셈이다. 이날 이임식에 앞서 은행연합회 기자실을 찾은 그는 40여년의 금융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제일은행장을 맡았던 97년이라고 회고했다. "한보철강 우성건설 유원건설 등이 잇따라 쓰러지고 전임 행장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시기에 행장으로 취임했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그러나 '고통의 시절'을 겪으면서 한국 금융계는 좋은 방향으로 변신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은행 운영시스템은 지금 생각하면 엉터리였다"며 "외환위기 이후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과거 적산관리인 수준이었던 은행 경영자들이 잘못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쪽으로 마인드가 바뀌었고 국민들도 은행을 공공기관이 아닌 '돈 장사'하는 회사로 인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에 대해서는 "신용 불량 정보를 관리하고 국세청 검찰청 법원 등과 정보를 상호교환하는 등 신용정보의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 이 부분을 더욱 확충해 대출관행 개선에 일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