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현장을 가다] 포항 <下> : (심포지엄) 포항경제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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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심포지엄이 12일 포항시 문화예술회관에서 '환동해 중추도시 포항발전을 위한 당면 현안과 미래전략'을 주제로 성황리에 열렸다.
한국경제신문과 포항상공회의소가 공동 개최하고 현대경제연구원 주관, 행정자치부 후원으로 포항시 등 전국 6대 광역시에서 열리고 있는 지역경제살리기 순회 토론회의 다섯번째 행사인 이날 심포지엄에는 기업인 대학교수 시민 등 3백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포항의 철강산업 구조개편과 나노 등 첨단 디지털 신산업 육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 주제 발표 ]
◆ 서의호 포항공대 교수 =세계적 철강 산업도시 포항은 환동해권 중추 항구로서 지정학적 입지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육.해.공으로 모두 연결되는 삼각 교통축과 풍부한 노동력, 넓은 항만배후 등은 일찍이 포항에 영일만 신화가 탄생되는 밑바탕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이런 천혜의 성장 잠재력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철강 위주의 왜곡된 산업구조와 낙후된 교통.물류시스템,글로벌 경제교역 인프라 부족 등은 포항의 미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로까지 작용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포항시가 미래 신성장 엔진으로 전통 철강산업과 첨단 과학, 물류중심,해양관광 등 4대 산업을 꼽은 것은 적절한 선택이라고 평가된다.
하지만 포항시의 자구책만으론 문제 해결이 어렵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동해권 지방자치단체들과 항만 관련 산학 연관 협력체를 구축해 범국가적 여론을 확산시켜 나가는 윈-윈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
이런 기반 아래서 철강산업을 고급화 다변화하고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등 첨단 하이테크산업을 집중 육성할 때 포항시의 환동해 중추도시 건설도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 토론 내용 ]
◆ 이경옥 행자부 지역경제과장 =21세기 지역경제의 비전은 개방화 디지털화 지방화 국제협력이라고 본다.
이의 핵심 요체는 바로 지역경제의 세계화다.
지방 정부 스스로 외국기업이 활동하기 편한 친환경적 경영여건을 갖추고 월드컵을 통해 높아진 코리아 브랜드를 적극 활용해 내수위주의 지방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적극 변신시켜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가 정착될수록 선진 외국도시처럼 지역 도시간 경쟁이 확산될 것이다.
따라서 지역의 유.무형 자원을 활용한 특화 개발전략이 없다면 21세기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전망이다.
정부는 앞으로 지역 경제가 세계화될 수 있도록 미래성장산업 육성이 가능한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역전통산업 활성화, 지역공동브랜드 육성 및 재래시장 기반조성사업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할 것이다.
◆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미시경제실장 =포항이 환동해권의 세계적인 도시로 발전하려면 신구 산업을 병행 발전시키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세가지 측면을 강조하고 싶다.
먼저 대학 연구기관 기업 등 지역 경제 구성 주체들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춰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창출하는 '실리콘밸리형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다.
특히 바이오 등 신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독일의 바이엘과 같은 외국 유수기업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
포항의 세계적 고유 브랜드 이미지도 구축해야 한다.
포스코와 포항 공대가 글로벌 이미지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포항 제철산업의 중심 소비 지역인 울산 경주 부산 등 주변지역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포항의 물류 기반을 보다 확충하는 한편 해양관광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본다.
◆ 신형기 자원리싸이클링 대표 =포항의 전통 철강산업구조가 미래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역철강산업은 인구 3만명의 작은 마을 포항을 52만명의 세계 철강도시로 변화시킨 영일만 신화의 원동력이었다.
포항을 환동해권 중추도시로 만들기 위해 나노 등 첨단과학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계획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신산업만이 오로지 포항의 미래경제를 살찌운다는 편협된 사고는 위험하기 짝이 없다.
나노 등 신산업은 소수 몇명으로도 활성화가 가능하지만 세계적 철강도시로 발전하기까지에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됐다.
이런 점에서 첨단 과학기지 건설도 대규모 관련 공장이나 기업을 유치하지 않는다면 사상 누각에 불과하다.
철강은 산업연관효과가 매우 높은 산업의 쌀과 같다.
이를 육성하기보다는 오히려 규제를 통해 경쟁력을 잃게 하는 중앙과 지방정부의 정책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 조작래 포항시 경제산업국장 =포항은 지역의 가장 큰 강점인 첨단과학기지 건설을 위해 테크노파크 조성과 나노기술 산업화, 금속재료 기술혁신, 바이오 산업 육성등의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내적 인프라가 국가 주도의 외적 인프라와의 엄청난 괴리로 인해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일만 신항 배후단지(99만2천㎡)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정책적 배려가 아쉽다.
이곳을 자유무역지대로 지정해 글로벌 물류거점으로 키워 환동해 경제권의 전략적 무역항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포항이 첨단 산업도시로 발전하려면 신항 배후단지인 북구 죽천리∼용한리 일대 1백80만평을 첨단 신산업중심의 국가공단으로 조성해 주기를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