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과 공동으로세계 50위권의 성능을 지닌 슈퍼컴퓨터를 개발했다. 서울대 항공우주구조연구실 김승조(52) 교수 연구팀은 12일 마이크로소프트와인텔, 삼성전자 등 3개 기업과의 산학합동연구를 통해 이론상 1.65테라플롭스(1초에1조6천500억회 연산)의 배정도(64bit) 계산속도를 내는 슈퍼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슈퍼컴퓨터의 세계랭킹을 정할때 기준이 되는 린팩(Linpack) 속도는 685기가플롭스(1초에 6천850억회 연산)로 지난 6월 발표된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랭킹에 따르면 50위권 수준이다. 현재 국내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로 세계 158위에 오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IBM pSeries 690(린팩속도 306기가플롭스)에 비하면 2배 이상 빠른 성능이다. 김 교수팀이 페가수스(PEGASUS)로 명명한 이 슈퍼컴퓨터는 인텔에서 제공한 제온 2.2GHz CPU 360개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클러스터 방식으로 제작됐다. 이 슈퍼컴퓨터는 운영체제로 유닉스와 리눅스를 사용한는 대다수 슈퍼컴퓨터와는 달리 윈도2000서버를 사용, 전문적인 연구분야뿐 아니라 일반 산업계에서도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두 6억원 가량의 부품이 사용된 이 컴퓨터는 한대에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슈퍼컴퓨터의 수입대체효과를 낼뿐아니라 예산 문제로 슈퍼컴퓨터 도입이 힘들었던 국내 금융권, 연구기관, 공공기관 등에 슈퍼컴퓨터를 보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팀은 이번 슈퍼컴퓨터 개발을 통해 얻은 연구결과를 다음주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리는 국제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슈퍼컴퓨터 개발에 많은 투자가 이뤄져왔지만 최근에는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시아 국가들도 슈퍼컴퓨터개발에 힘쓰고 있다"면서 "세계 50위권 슈퍼컴퓨터 개발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기술수준이 향상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