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회 정밀기술 진흥대회] (기고) 첨단 정밀기술이 제조업 생산성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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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관 < 산업기술시험원장 >
지난달 31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2002년 제조업 기술개발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기술수준은 세계 최고와 비교할 경우 8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전자(85%),반도체(83%)가 가장 높았고 기계(79%),자동차(75%)는 다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조사대상기업(5천7개사)의 11.6%에 달했다.
가장 취약한 분야로는 소재관련기술과 제품설계기술 등을 꼽았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가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지난 80년대부터 불과 20년여만에 우리 기업들이 올린 성과다.
그러나 내면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우리 산업은 지식과 정보,기술과 품질이 경쟁력을 결정짓는 21세기 지식기반 경제시대에서 여전히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폴 크루그만의 저서 "아시아 호랑이들의 경제기적 신화"에서 아시아지역의 성장은 생산성 향상보다는 자원동원형 성장을 추구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은 산업연구원의 자료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자료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01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은 연평균 5.86% 성장에 머물렀다.
하지만 성장의 80%가 자본투입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 향상은 9.6%에 불과해 우리경제가 자본 집약형으로 경제성장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전략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지난 97년의 외환위기를 통해 우리는 자원동원형 성장전략의 한계를 이미 경험했다.
또 앞으로 노동 및 자본투입의 큰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산업자원부가 지난달 발표한 한국경제의 현황과 2010년 산업비전에 따르면 투입요소 면에서 향후 10년간 노동은 연평균 1.0%,자본은 연평균 5.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자본투입형 발전전략에서 혁신주도형 발전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에 와있다.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은 생산기술 부문에서의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핵심설계기술 등 취약분야를 보완함으로써 세계 일등상품을 창출하는 글로벌 톱을 지향해야 한다.
항공우주 생명공학 나노기술 등 21세기 전략산업의 기술선점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특히 이들 첨단분야는 지식 집약적 성격이 강하므로 과거와 같은 모방에 의한 추종(Catch-up) 전략으로는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적절히 활용해 선진국과의 기술선점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정밀기술 발전은 매우 시급한 과제다.
첨단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나오는 요즘 정밀기술이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
그동안 정밀기술하면 기계공업 중심의 작고 정교하게 가공.조립하는 기술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오늘날 정밀기술의 의미는 재래기술을 미세화하거나 극한화함으로써 새로운 기능과 가치를 창조하는 기술까지를 포함한다.
국내 정밀기술 발전을 위해 지난 1970년 창설된 정밀기술진흥대회는 올해까지 모두 7백14개 우수업체와 8백92명의 우수기술인을 발굴 포상했다.
정밀기술진흥대회가 21세기 우리 경제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