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9회말 기적같은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7전8기"로 21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삼성은 10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삼성증권배 2002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6-9로 뒤지던 9회말 이승엽의 3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마해영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10-9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기록,지난 82년 팀 창단 이후 21년동안 8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오른 끝에 처음으로 우승하는 감격을 맛봤다. 삼성은 85년 전.후기 통합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지만 82년과 84년,86년,87년,90년,93년,2001년 등 그동안 7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무릎을 꿇었다. 이날 끝내기 홈런으로 삼성의 오랜 숙원을 통쾌하게 풀어버린 마해영은 한국시리즈동안 24타수 11안타로 타율 0.458,3홈런,10타점의 눈부신 활약을 펼쳐 기자단투표에서 만장일치로 MVP의 영광을 안았다. 국내프로야구 사상 이보다 더 극적인 역전 드라마는 없었다. 삼성은 9회말 마지막 공격에 나서기 까지 6-9로 뒤져 승부가 최종전으로 넘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선두타자로 나선 김재걸이 중월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2번 브리또가 볼넷을 골라 1사 1,2루의 찬스를 이어갔다. 다음은 이승엽의 차례였다. 이승엽은 앞선 타석까지 20타수 2안타 타율 0.100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지만 LG 마무리 이상훈의 2구째를 통타,우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짜릿한 3점 홈런으로 9-9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대구구장의 떠나갈 듯한 함성속에 타석에 나선 마해영은 LG의 새로운 투수 최원호로부터 우월 솔로홈런을 쏘아올려 10-9의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끝내기 홈런이 터진 것은 94년 1차전에서 김선진(LG)에 이어 두번째며 최종전 끝내기 홈런을 친 것은 마해영이 사상 처음이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