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에서 늘어나는 테러 위협 때문이라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은 지금과 같은 경제기구의 성격에서 탈피, 안보기구로 변신해야한다고 미국의 아시아문제 전문가가 5일 지적했다. 조지 워싱턴대의 데이비드 셈보그 교수는 이날 싱가포르의 스트레이츠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동남아시아가 테러에 대항하는 범세계적인 전쟁에서 제2의 전선으로 부상한 점을 감안할 때 아세안이 안보분야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세안이 법집행, 정보공유 및 군사협력 같은 안보협력 분야를 등한시해왔다는 것이 대다수 서방 국가들의 생각"이라면서 "이제 아세안은 경제기구에서 안보기구로 변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셈보그 교수는 이어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와 다른 테러집단의 활동들을 보면 테러전이 중동과 동남아시아라는 2개의 전선에서 수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가장 큰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가 반테러전에서 가장 취약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한 뒤 "인도네시아의 메카와티 대통령 정부는 내정을 이유로호전적인 이슬람 세력들을 추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셈보그 교수는 또 테러와의 전쟁에 관한한 미국 등 서방국가들과 아세안이 인도네시아를 기꺼이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한 뒤, 190명의 목숨을 앗아간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섬 나이트클럽에서의 테러는 '문화적인 목표'에 대한 공격의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곳에서 개최된 '아세안+3정상회의'에 참석한 해당국 지도자들도 4일 개막에 즈음한 공동선언문에서 동남아지역에서 테러집단의 활동을 방지, 분쇄 및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뜻을 분명히 했다. (프놈펜 AFP.AP=연합뉴스) s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