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젠바이오 오형진 사장은 지난 9월 일본의 대형 식품회사인 가네보로 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다. "유젠바이오가 개발한 니코엔을 대량 주문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었다. 가네보는 "니코엔이 일본 시장에서 충분히 히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두 회사는 지난 10월24일 계약식을 가졌다. 이번 계약으로 유젠바이오는 우선 1백50억원 규모의 니코엔 원료를 가네보에 공급한다. 오 사장은 "국내 바이오벤처가 독자 개발한 기능성 원료을 품질규격이 엄격한 일본에 수출한 것은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가네보는 유젠바이오에서 공급받는 니코엔을 이용,"니코다스"라는 이름의 껌으로 만들어 일본 롯데가 주도하고 있는 기능성 껌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간판 "니코엔"으로 승부건다=니코엔은 유젠바이오의 대명사격이다. 2001년 1월 창업이후부터 줄곧 유젠바이오가 승부를 걸고 있는 제품이다. 니코엔은 수원대 정종문 교수와 함께 산업자원부 국책과제로 개발한 것으로 니코틴 해독기능을 가진 원료다. 천연추출물로 구성돼있으며 임상시험 결과 체내에 흡수된 니코틴을 인체에 해가 없는 물질로 변화시켜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유젠바이오는 니코엔을 원료로 지난해 11월 "유젠니코엔"이라는 정제를 내놓은 데 이어 올 1월에는 동양제과를 통해 기능성 껌인 "니코엑스"를 선보였다. 수출시장 공략 가속화한다=오 사장은 "일본 가네보와의 수출계약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일본의 기능성식품 시장규모가 큰 만큼 앞으로도 공급대상을 계속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이미 일본의 유명 음료회사인 A사 및 일본 최대 비타민제조사인 D사에 각각 음료 및 정제형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오 사장은 "니코틴 해독물질은 세계에서 처음 나왔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관심이 크다"며 "홍콩과 대만 중국 등 아시아 뿐 아니라 미국유럽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케팅에서 돌풍 일으킨다=바이오벤처기업들의 경우 흔히 마케팅능력 부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유젠바이오는 기술개발뿐 아니라 마케팅에서도 강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해외마케팅에서도 유젠바이오의 실력은 정평이 나있다. 제일제당에서 18년간 해외사업을 주도해온 오 사장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제일제당 시절 한해에 1백50일 정도를 해외에서 보내면서 갖가지 수출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지난 98년말 해외사업팀장을 끝으로 벤처 CEO(최고경영자)로 변신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