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9명의 뇌성마비 장애인들. 몸을 가누기조차 어려운 이들이지만 아침부터 저녁 9시까지 쉴새없이 공을 던진다. 계속되는 훈련으로 근육경련을 일으키기도 하고,간단한 동작 하나를 위해 비지땀을 쏟기도 한다.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지난 26일부터 벌어진 제8회 부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보치아 종목 한국대표팀 선수들이다. 보치아는 이번 대회 17개 종목 중에서도 가장 알려지지 않은 종목이다. 게다가 월드컵,부산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졌던 스포츠 열기는 이번 장애인 경기까지 이어지지 않아 이들은 더욱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MBC는 세인들의 무관심 속에서도 묵묵히 훈련과 경기에 참여하고 있는 보치아 대표팀의 훈련과정과 생활을 카메라에 담은 특집 다큐 '세상을 향해 던진 하얀 공'을 29일 밤 11시에 방송한다. 보치아는 그리스의 공던지기 경기에서 유래한 종목으로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타고 공을 던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대표팀은 지난 시드니 장애인올림픽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낼 만큼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8월26일부터 시작된 보치아팀의 막바지 합숙훈련. 이들 선수 중 세 명은 보조자가 있어야 경기와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중증이다. 헬멧에 기구를 달아 공을 쳐야 하는 안명훈 선수,턱관절조차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박성현 선수,열일곱살의 대표팀 막내 정호원 선수. 이들에게 운동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마음같이 몸이 움직이지는 않지만 이들은 태극마크를 단 자부심으로 당당한 승리를 꿈꾼다. 제작진은 "뒤틀린 몸과 어눌한 말씨지만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삶을 생각하고 열정적으로 자신의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감동적"이라며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오히려 진짜 장애인은 점점 삭막해져가는 세상과 편견으로 가득 찬 이 사회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