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 4명을 포함한 18명의 북한 고위급 경제시찰단이 지난 92년 이후 10년만의 남쪽 견학에 나섰다. 도착 첫날인 지난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를 둘러본데 이어 27일엔 서울 영등포구 롯데제과 공장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잠실 롯데월드, 현대백화점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시찰단은 28일 닭고기 가공업체인 마니커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본 후 29일부터 지방 산업단지 시찰에 들어간다. ◆ 고궁.공장시설 등 둘러봐 북측 경제시찰단은 27일 오전 롯데제과 공장의 껌 비스킷 아이스크림 생산라인을 둘러보면서 "껌 원료는 무엇이냐" "국내 수요는 얼마나 되느냐"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특히 단장인 박남기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은 경제 전문가답게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의 포장은 어떻게 관리하며 모두가 자동화돼 있느냐" "해외 수출량은 얼마나 되고 전체 종업원 수와 연구인력은 얼마나 되느냐"며 자동화 및 인력 운영에 큰 관심을 보였다. 시찰단은 또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숙소인 신라호텔 앞 동대입구역까지 9㎞를 직접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서울 지하철 노선 길이는 얼마나 되느냐" "전동차 가격은 얼마고 모두 한국에서 만든 것이냐" 등을 물었다. 시민들은 갑자기 북측 시찰단이 타자 놀라면서도 자리를 양보했다. 이에 북측 관계자들은 "고맙습니다"라며 나이 순대로 자리에 앉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로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는 장성택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부담스러운 듯 "박남기 단장님에게 물어봐라"며 말을 아꼈다. ◆ 경제협력 논의 활발할 듯 박 위원장은 27일 김석수 국무총리 주재로 신라호텔서 가진 환영오찬에서 "오는 12월 초순 개성공단 착공식을 갖고 남북간에 교류와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자"고 제의했다. 경제전문가들이 대거 포함돼 있는 시찰단이 방문일정 동안 국내 업체들과 활발한 경제협력 논의를 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박 위원장은 또 "개성공단 기본법이 공포되면 법적 요건이 갖춰진다"며 "투자 등 경제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강산특구 설립계획에 관한 질문에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남북간 철로 연결은 늦어지더라도 11월중 도로만이라도 개통돼 남측 금강산 관광객의 육로 관광이 실현되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공동취재단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