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없이 떠돌아 다니시는 할아버지께 작은 보금자리를 마련해 드릴 수 있게 돼 정말 기쁩니다." 독거노인을 1년 이상 정성껏 보살펴온 선행이 알려져 최근 사내 윤리대상 최우수상을 받은 신세계 정은임씨(21). 신세계 본점 생활관에서 판매사원으로 일하는 정씨는 상금 3백만원을 독거노인 월세방 보증금으로 선뜻 내놨다. 정씨가 서울 관악구 신림2동에서 이웃집을 전전하던 김모 할아버지(79)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봄. 신세계 사원들이 벌이는 사회봉사 활동에 나서 김 할아버지를 만나면서부터다. 정씨는 "처음엔 의무감도 있었지만 날이 갈수록 3년 전에 돌아가신 친할아버지 모습이 자꾸 떠올라 자주 찾아뵙다 보니 이젠 손녀처럼 됐다"고 말했다. 정씨는 정기적인 봉사활동 외에 요즘도 3일마다 안부 전화를 하고 1주일에 한번 정도는 일찍 퇴근해 신림동 고갯길을 오른다. 지난 봄 김 할아버지가 감기와 관절염이 심해져 몸져 누웠을 때는 1주일간 극진히 병간호를 했다. 김 할아버지는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세들어 살던 집을 잃고 이웃집 일을 도와주며 하루하루 숙식을 해결해왔다. 정씨는 "3백만원이면 할아버지가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는 단칸방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좋아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