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패션그룹 SFAA(서울 패션아티스트 협의회)가 주최하는 "2003 봄.여름 SFAA 서울컬렉션"이 3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신관 컨벤션홀에서 열린다.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하는 이번 컬렉션에는 진태옥 설윤형 박윤수 손정완 등 톱디자이너들과 김태각 등 신진 디자이너까지 모두 23명이 내년도 봄.여름 의상을 선보인다. 디자이너 박항치씨는 "트렌드를 한두마디로 요약할 수 없을 만큼 다양성이 공존하지만 그중에서도 80년대에서 모티브를 찾는 스타일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소재는 쉬폰 린넨 같은 가볍고 부드러운 것이 많지만 가죽도 여전히 인기있는 소재다. 이번 컬렉션의 경향을 미리 만난다. 계속되는 복고바람 국내외 패션계에 불고 있는 복고바람이 80년대로 이어진다. 80년대를 풍미했던 과장되고 장식적이며 여성스러운 스타일이 한결 세련된 모습으로 부활할 전망이다. 초미니의 부활도 눈에 띈다. 치마 길이를 무릎위로 훌쩍 끌어올리거나 엉덩이를 간신히 가리는 핫팬츠로 섹시함을 강조한 스타일이 등장했다. 디자이너 진태옥씨는 "80년대 모던 글래머룩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며 "시간이 담겨 있는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소 바랜 듯,낡은 듯 편안하고 활동적이면서도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는 스타일을 추구했다고. 박항치씨는 "럭셔리 빈티지룩"을 제안한다. 낡아 보이는 느낌을 내되 고급 소재와 완벽한 마무리로 고급감을 살린다는 것. 미니스커트도 선보인다. 스트링(끈장식)을 이용하거나 자수,문양을 활용하는 등 디테일에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로맨티시즘은 계속된다 올해 만큼은 아니더라도 로맨티시즘의 영향이 계속되리라는 게 디자이너들의 예상이다. 로맨틱룩의 열렬한 지지자인 박윤수씨는 바이어스로 컷팅된 A라인의 플레어 원피스 드레스와 데님 펜슬 팬츠를 어울리는 독특한 연출을 제안한다. 손정완씨도 낭만파 대열에 앞장서 있다. 시폰 베이비램 같은 가볍고 우아한 소재로 여성스러운 러플(주름장식)이나 속이 비치는 시스루 의상을 많이 선보인다. 박동준씨도 "스위트 로맨틱"이라는 주제 아래 편안한 컬러와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그려냈다. 이국에 대한 동경,쉼표의 미학 휴가지에서 만난 듯 부드러운 파스텔 색상이 눈을 편안하게 한다. 루비나씨도 80년대 룩과 에스닉풍을 자연스러운 도시풍으로 풀어냈다. 지중해를 연상케 하는 부드러운 황토빛과 네이비 블루 등 자연색상이 주조다. 바지는 발목선 길이가 강세. 헐렁한 배기팬츠도 함께 내놓았다. "실과 실로 만들어낸 독특한 소재를 기대하라"는게 루비나씨의 말이다. 박동준씨는 화가 이영미씨의 그림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꿰매고 찢어내고 붙이고 겹치는 방식으로 손맛을 한껏 살렸다. 김삼숙씨는 "태양은 가득히"라는 주제를 걸었다. 지중해에서 찾은 휴식인양 부드러운 천연소재와 안정감 있는 단색을 선보이는 한편 강렬한 트로피컬 컬러로 남국의 열정을 표현했다. 오은환씨도 "서구내의 이방인"인 집시들의 색채에 주목해 이국적인 요소들을 다양하게 어울려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