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온 벽안의 루츠 미하엘 프레뤼히(45) 주심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한국 프로축구에서의 첫 발을 내디뎠다. 프레뤼히 주심은 에드가 슈타인본(45)과 함께 프로축구연맹이 K리그 경기의 질적 향상을 위해 영입한 독일 분데스리가 심판 경력 17년의 베테랑급 심판. 그의 한국무대 데뷔 경기는 23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 일화와 수원 삼성의 프로축구 삼성 파브 K리그 경기. 쫓기는 성남과 쫓는 삼성의 맞대결로 막판 선두권 순위 경쟁의 중대 변수가 될 중요한 일전이었기에 선수들은 물론 양팀 코칭스태프들의 신경도 날카롭게 곤두서있던 경기였다. 따라서 이날 경기는 양팀 파울 수가 전반에만 32개를 기록하는 다소 `터프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곽경만, 김선진 두 선심과 호흡을 맞춘 프레뤼히 주심은 격하기로 이름이 난 분데스리가에서만 150회 이상 경기를 진행한 베테랑답게 정확한 판관의 잣대를 자랑했다. 특히 선수들간의 격한 몸싸움이나 태클 상황에서도 `가해자'와 `피해자'를 정확히 가려냈고 애매한 상황에서도 빠르고 정확한 상황 판단 능력으로 비교적 무난한경기 진행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필요 이상 많은 파울 선언으로 경기 흐름을 자주 끊어 아직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에 익숙지 않고 이로 인해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또 기존 한국 주심들보다 운동량이 적어 가장 정확한 판정을 내리기 위해 항상볼과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어야 하는 주심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듯한 인상도 남겼다. KBS 해설위원인 이상철 울산대 감독은 "단 한 경기로 심판을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판정은 정확했지만 아직 한국 축구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성남=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