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옵션만기일인 지난 10일 대폭락 이후 종합주가지수는 6일 연속 상승하며 주가는 무려 14.8%나 뛰었다. 코스닥시장도 5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지수 50선을 회복했다. 제도권 안에 있는 증권사 시황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에 불과하다는 시각과 웬만한 악재가 미리 반영돼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크게 나뉘어있다. 제도권 밖에서 주식투자를 전업으로 하는 실전 고수(高手)들은 어떤 견해를 갖고 있을까. 이들은 "바닥을 찍었으며 연말까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현섭,김기수,박정윤 등 "고수 3인방"은 특히 낙폭과대주와 고배당주를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테마별 순환상승을 예상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이달 10일 폭락일 이후 본격적인 주식 매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 '최근 두각' 김현섭 ] "조그마한 모멘텀에도 주가가 크게 오를 종목이 늘어나고 있다.증시로 부동자금이 몰리면서 주식을 사고싶은 사람이 많아질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김현섭 씨(32)는 지난해 3월부터 올 6월까지 굿모닝신한 한양 SK 한화 등 4개 증권사의 투자수익률게임에서 잇따라 우승,최근 두각세를 나타내는 실전 고수로 꼽힌다. 그는 "시장은 일단 바닥을 친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이나 기관 등이 사들이는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게 강세장의 징조라고 김 씨는 설명했다. 그는 자신만의 기술적인 투자원칙을 정해놓고 주식매매에 나선다. 지난 3~4개월간 주식 비중을 크게 줄였던 것도 자신의 투자기준에 들어오는 종목이 적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그가 지난 10일 폭락장 이후 공격적인 매수에 나섰다. "외국인 등이 꾸준히 사들이면서 주가가 올라가는 종목이 많아지고 시초가가 초강세로 출발해 바로 상한가로 진입하는 종목이 속출하는 한편 재료 발표이후 주가 상승탄력이 높아지는 주식이잇따르고 있는게 투자에 나선 이유"라고 밝혔다. 최근 아남반도체를 매수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향후 종합주가지수는 7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김 씨는 내다봤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급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란게 그같은 전망의 근거다. 김씨는 시기별 순환 테마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대표적으로 관심을 둘만한게 바로 배당 관련주라는 얘기다. 작년의 사례 등을 분석,언론 등에서 배당주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시점을 파악한 뒤 선취매하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너무 흥분해서는 안된다"며 "철저하게 투자자 자신이 정한 원칙에 따라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가 그래프 등 이미 공개된 지표에 너무 의존할 필요는 없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 '대박신화' 박정윤 ] "단기 조정은 있을수 있으나 대세 상승세로 접어들었다.이제 개인들도 강세 마인드로 전환하는게 중요하다." 박정윤 씨(31)는 한번 투자했다하면 "대박"을 터뜨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99년 2차례의 한화증권 투자수익률 게임에서 모두 2천%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데 이어 2000년 펀드매니저끼리 경쟁을 펼쳤던 쉐르파 밀레니엄 수익률게임에서도 1천8백60%의 수익률로 1등을 차지했다. 그런 그가 지난 10일 폭락일 이후 본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바닥에서 단기에 10% 이상 상승하는 것은 시장의 흐름이 바뀌었다는 신호이며 큰손들도 돌어오고 있다"고 박 씨는 말했다. 나스닥 등 미국증시의 상승세 대해서는 전쟁 디플레이션 등 아직 발생하지 않은 악재들이 선반영된 이후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했다. 박씨는 수익은 중소형 개별 종목에서 높게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서 실적이 괜찮은데도 주가가 크게 떨어진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최대 테마가 "낙폭과대"라고 덧붙였다. 모디아 에이디칩스 이모션 등의 주가가 최근 60~70% 이상 오른 것도 이같은 테마가 작용한 때문이란 것. 그는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 종목이 나타나면 관련종목을 찾아내 투자하는 "짝짓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낙폭과대 배당 단순저가주 등을 이같은 "테마 형성"과 관련된 시각에서 눈여보고 있다고 박 씨는 설명했다. 실제 낙폭이 컸던 니트젠테크의 주가가 최근 상한가를 치는 것을 보고 낙폭과대주를 분류해 단기 투자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배당주의 경우 지금 사면 배당을 10%까지 받을수 있는 종목이 많은 상황이어서 배당주가 부각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 그는 악재들이 대부분 선반영된 만큼 이라크 전쟁 등이 발생하더라도 종합주가지수 580,코스닥 43의 전 저점대는 깨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20대최강' 김기수 ] "배당수익률이 높은 굴뚝주를 주로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김기수씨(28)는 낙폭이 큰 종목중 올3,4분기 실적이 호전되는 배당주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관심을 두고 있는 업종은 철강 제지 등이다. 김씨는 지난 2000년 이후 올초까지 한화증권 수익률게임에서 4번이나 우승했다. 올초 대회에서는 3개월간 1천8백%의 수익률을 기록,20대 최강 전업투자자로 평가되고 있다. 김 씨는 "현재 증시에 보수적으로 운용되던 대기 자금이 유입되면서 순환매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억제책이 효력을 발휘하면서 돈이 증시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따라서 상승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내다봤다. 그는 투신사 등이 배당펀드를 잇따라 신설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배당 관련주로 매수세가 들어올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선취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엔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3,4분기 실적이 좋아지는 기업을 미리 발굴하는 것도 요즘 김씨의 주요 일과중 하나다. 증권사에서는 주가가 이미 오르고 난 다음 기업 분석리포트를 내기 때문에 매수타이밍을 잃기 십상이란게 그의 설명이다. 상승장으로 진입할 때의 최대 포인트는 "주식을 싸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은 꾸준히 일어나는데도 하락장세에 눌려 주가가 많이 떨어진 종목을 찾아내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주가수익률(PER) 등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그는 조언한다. 가령 높은 실적을 내고 PER도 낮은 롯데칠성 등은 배당수익률도 낮아 반등장으로 돌아설때 상승탄력도 약하다고 설명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