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가 좋고 환경친화적인 디젤엔진에 대한 관심이세계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업계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디젤승용차규제완화를 통한 수요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자동차공학회와 한국로버트보쉬기전이 15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공동으로개최한 `제2회 환경 친화형 신디젤 엔진 기술에 대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현대자동차 이현순 부사장은 "최근 강화되고 있는 선진국의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디젤엔진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유럽과 일본의 선진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젤승용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지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들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적정 규모 이상의 디젤엔진 승용차에 대한 국내수요 확대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BMW의 엔진개발기획 담당인 베르너 퀘엘씨는 "환경문제가 훨씬 발달한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도 디젤승용차 시장점유율은 독일 30%,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는 45% 정도며 향상된 연비와 환경친화성으로 디젤승용차의 점유율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그는 "발달된 디젤 기술과 환경문제를 감안할 때 현재 한국의 디젤승용차 규제역시 하루 빨리 현실화돼야 한다는 것이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승용차개발담당 게하르트 슈바인레씨는 "승용차에 적용되는오늘날 한국의 법정 배기가스 규제치는 디젤엔진을 금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한국의 디젤엔진 배출가스 한도는 비현실적으로 낮고 현재로서는 이를 만족시킬 수있는 기술이 없다는 것은 매우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젤엔진 차량이 가솔린엔진 차량보다 더 엄격한 규제치를 만족시켜야 하는지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배출가스 기준은 엄격해야 하지만 비현실적이어서는 안된다"고 국내 디젤승용차 배기가스 규제의 현실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국로버트보쉬의 지거 디트마사장은 "연비가 높고 열효율이 좋은 직접 분사식디젤엔진의 성능개선에 더욱 노력해 보다 친환경적인 승용 디젤엔진이 개발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향후 디젤 승용차 보급 확대를 위해 커먼레일시스템에 대한 주요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원가절감을 이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공학회 이대운 회장은 "디젤엔진이 대기환경 오염과 소음의 주범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을 정도의 우수한 승용 디젤엔진 차량이 생산되고 있는 만큼 부품업체의 기술개발 능력 확보와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디젤 승용차의 배출가스 규제를 현실화하는 방안이 고려돼야 할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교통공해과 박천규과장은 "국내 디젤 승용차의 배출가스 규제완화는 사실상 어려운 과제"라며 "규제완화에 앞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가솔린과 디젤유에 대한 왜곡된 가격체계의 합리적 개선과 도심지역에서 이미 운행되는 차량의 질소산화물, 입자상물질(PM) 감축을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김현준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