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급반등세로 돌아서자 국내 기관의 매도공세가 자취를 감췄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26.76포인트(4.55%)나 급등하자 그동안 로스컷(loss cut:손절매)등 '팔자'로 일관하던 투신 등 국내 기관들의 매도공세가 크게 약화됐다. 국내 기관은 이날 2천9백8억원어치를 팔고 2천7백5억원어치를 샀다. 2백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 매도 규모는 종합주가지수 630이 무너진 지난 9일 이후 3일 동안 하루평균 1천억원 이상의 순매도를 보인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최근 5일 연속 순매도에 나섰던 보험권은 이날 순매수로 돌아섰다. 기관 매물이 이처럼 둔화된데는 미 증시의 안정세 등 대외여건 개선도 원인이지만 무엇보다 지수가 급반등한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반등하자 기관의 로스컷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하락세를 거듭하던 주가가 급반등세로 전환하자 '주가하락→기관 로스컷 매물→주가 추가하락'의 악순환이 멈췄다는 설명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가 단기간에 30포인트 가량 급등함에 따라 로스컷과 관련된 기관의 악성매물이 일단락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마저 '사자'로 전환,증시는 당분간 '매물공백' 상황에서 기술적 반등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전제 조건은 미국 증시의 안정세가 지속돼야 한다는 점이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주가 반등 때마다 발목을 잡았던 기관의 매물이 크게 줄어들고 외국인마저 매수세로 돌아서고 있는 만큼 반등세가 좀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미 증시가 이틀째 폭등세를 보이자 국내증시에서도 이틀 연속 순매수가 지속됐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 매물은 이미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되며 미 증시의 안정세가 지속될 경우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