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맨파워 시대] '보험아줌마' 재무설계사로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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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회사들은 보험을 유치하는 설계사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모집조직을 "고능률-정예화"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보험사들은 기존 설계사 조직을 재교육하는 방식으로 "고능률 정예" 설계사로 양성하는 것은 물론 채용단계에서부터 우수설계사를 뽑기 위해 자녀해외 연수 등 다양한 시책을 펴고 있다.
설계사 업그레이드 교육=생보사들은 지난 2000년 3월 대한생명을 시작으로 기존 설계사들을 재무설계사(FP 또는 FC)로 양성하기 시작했다.
대한 삼성 교보생명 등 이른바 빅3 생보사는 각 지점에 FP양성센터를 설치하고 "아줌마 설계사"들을 교육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한생명은 현재까지 1만5천여명의 재무설계사를 양성했으며 연말까지 총 2만여명을 배출할 계획이다.
2000년 7월 이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한 삼성생명은 최근까지 2만여명에 대한 업그레이드 교육을 마쳤다.
교보생명은 FP양성센터 1백4개를 설치,1만1천여명의 FP를 양성한데 이어 향후 1년가량의 추가 교육을 통해 FP를 2만명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알리안츠 SK 흥국 금호 신한 생명 등도 재무설계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육은 통상 2~3개월에 걸쳐 이뤄진다.
첫단계에선 보험의 가치를 고객들에게 재인식시킬 수 있도록 마인드혁신 교육을 하고 그 다음엔 롤플레잉(역할연기)을 통해 판매프로세스를 습득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선 카메라까지 동원,판매실습 장면을 촬영하고 피드백하는 등 "혹독한" 트레이닝이 진행된다.
이후 현장에 투입돼 실전훈련을 하며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단점을 버리는 방식을 거쳐 전문 재무설계사로 거듭난다.
또 생보사들은 변액보험 판매 확대에 맞춰 최근들어 FP를 VFP로 양성하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손해보험사들도 경쟁적으로 전문 영업인력 양성에 팔을 걷어 부쳤다.
삼성화재는 작년 11월부터 기존 설계사 대리점을 디지털형 보험금융전문가인 일명 DRC(디지털리스크컨설턴트) 조직으로 전환해 영업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이들은 10주 동안 3단계 전문과정의 교육을 받으며 디지털 전문가 고객위험관리 전문가 재무설계 컨설팅 전문가 등 3개의 전문자격증을 받게된다.
삼성화재는 지난 9월말까지 1만3천6백77명의 DRC를 배출했다.
장기보험 판매의 경우를 보면 이들은 교육을 받기전에 비해 50.4% 신장된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해상도 10주간의 교육과정을 통해 고객재정과 자산 위험을 종합적으로 컨설팅해줄 수 있는 보험전문가(DRM)를 육성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DRM교육을 이수한 보험전문가를 2003년3월말까지 2천2백여명 배출할 계획이다.
전문설계사 양성의 명암=보험사들은 전문설계사를 양성함과 동시에 설계사에 대한 수당체계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분위기다.
종전에는 보험 1계약을 유치하면 1백,2계약일 땐 1백80의 수당을 줬다.
그러나 요즘엔 1계약에 1백,2계약에 2백10을 주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또 교보생명을 비롯한 일부 보험사들은 아예 수당의 최고한도와 최저한도를 없애버렸다.
이로인해 설계사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게다가 신한 SK AIG생명등은 전화를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텔레마케팅(TM)을 강화하고 있다.
저능률 설계사들은 TM 인터넷 등 새로운 보험판매 채널등에도 고객을 뺏기고 있다.
따라서 설계사 구조조정이 반(半)자연적인 방식으로 빠른게 진행되고 있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작년 7월말 20만명이던 생보사 설계사수는 지난 7월말 현재 16만6천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사이에 무려 3만5천명 가량 줄어든 셈이다.
특히 빅3 생보사에선 3만2천여명 감축됐다.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그러나 이같은 구조조정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지난 4월부터 7월말까지 4개월간 수입보험료와 7월말 현재 임직원수를 기준으로 1인당 생산성을 조사한 결과 ING생명은 종업원 1인당 10억7천1백만원의 보험료 수입을 올렸다.
이어 삼성생명 9억6천1백만원 대한생명 5억2천8백만원 교보생명 4억8천6백만원 등 대형 보험사 모집인의 생산성도 높게 나타났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