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FTA 막판 '줄다리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부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매듭짓기 위해 칠레산 사과와 배를 관세철폐 대상에서 빼는 대신 한국산 세탁기 냉장고 등 일부 공산품도 FTA 예외품목으로 인정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한·칠레간 고위급 회의에서 주요 품목 양허(시장개방)안에 이견 조율이 이뤄질 경우 양국간 FTA 협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일본과 FTA를 체결하기 위한 물밑 움직임도 활발하다.
국제사회에서 유일한 'FTA 외톨이' 신세인 한국이 세계적 흐름인 FTA 대열에 조만간 동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칠레 막판 줄다리기= 칠레측은 최근 사과 배 등 핵심 농산물을 양허 품목에서 빼주는 조건으로 일부 한국산 공산품도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수정 제안을 한국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칠레측은 또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 등 축산물과 고추 마늘 양파 등 양념류의 경우 최소 의무수입물량(MMA)제도를 통해 낮은 관세로 일정 물량을 수입토록 허용하고 관세 철폐시한도 대폭 단축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에 대해 세탁기 냉장고 자동차 폴리에스터 자동차타이어 등 대(對)칠레 주요 수출품 가운데 일부를 관세철폐 예외품목으로 수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또 칠레산 전기동(銅)에 대한 수입 관세율(현행 4.5%)도 당초 10년간 단계적으로 내릴 계획이었으나 이 기간을 2∼3년 가량 단축하는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포도는 양허 품목에 포함시키되 최고 10년간 계절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FTA를 성사시키기 위해선 우리측도 일부 수출품을 예외품목으로 양보하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고위급 협의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경우 곧바로 제6차 공식 협상을 열어 세부 양허안 협의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일간 FTA 논의 본격화=한·일 경제계는 지난해 9월부터 6개월간 민간 주도의 '한·일 FTA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FTA 타당성을 검증했다.
양국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 7월 '한·일 FTA 산·관·학 공동연구회'를 구성,본격 협상에 대비한 연구작업에 착수했다.
공동연구회는 2004년 상반기까지 △관세·비관세장벽 △서비스교역 자유화 △투자 확대 △경제협력사업 등 FTA의 주요 이슈를 사전 점검하고 향후 협상방향을 협의하게 된다.
김광동 외교부 통상교섭조정관은 "공동연구회의 최종보고서를 바탕으로 정부간 공식 협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