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제1주제.끝 :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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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살리기' 대책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공계 대학생에 대한 장학금 지원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유학생도 도와주기로 했다.
기업들도 이공계 대학생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삼성그룹과 삼영화학그룹이 각각 장학재단, 교육재단을 설립했다.
한국경제신문은 과학기술강국을 아젠다로 내건 '스트롱 코리아(STRONG KOREA)'의 제1부 '이공계를 살리자'를 마무리하는 좌담회를 열었다.
이 좌담회에는 조완규 한경 이공계 살리기운동본부 운영위원장(전 교육부 장관)과 김형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 손욱 삼성종합기술원 원장, 이기준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전 서울대 총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국가 차원에서 이공계 살리기 종합대책을 마련,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좌담회 내용을 간추린다.
[ 참석자 ]
김형오 < 국회 科技정보통신 위원장 >
손욱 < 삼성종합기술원장 >
이기준 <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 >
조완규 < 한경 이공계 살리기 운동본부 운영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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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완규 위원장 =이공계 기피현상이 사회문제로 불거졌습니다.
언론과 사회단체 등이 깊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이 문제를 대학입시 문제와 관련지어 다뤘습니다.
이번 좌담회는 한경이 21세기 아젠다로 설정한 '스트롱 코리아'의 제1주제를 결산하는 자리입니다.
▲ 이기준 이사장 =이공계는 어느 때보다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경이 스트롱 코리아, 즉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연구(Research)는 우리나라의 목표(Our National Goal)'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획보도와 캠페인을 시작한 것은 평가할만합니다.
지난 2개월동안 한경은 스트롱 코리아를 통해 기술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아가 합리적인 기술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경의 기획시리즈가 제시한 다양한 대안을 실천하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합니다.
▲ 손욱 원장 =이번 기획시리즈를 통해 연구원 스스로 자신의 일이 국가발전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자신의 연구활동에 주어진 소명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10년쯤 전에 이런 기획시리즈가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점입니다.
연구원들이 힘들어하는 문제점을 찾아내조목조목 짚어주기를 기대합니다.
▲ 김형오 위원장 =스트롱 코리아 캠페인이 진행된 8월과 9월의 주요신문 보도내용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과학기술'이란 단어가 얼마나 실렸는지를 비교했습니다.
2000년(8백62건)과 2001년(9백37건)에 비해 올해는 1천2백22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이같은 결과가 스트롱 코리아로 인한 것은 아니겠지만 한경은 이번 기획시리즈를 통해 이공계 위기 현상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줬습니다.
▲ 조 위원장 =스트롱 코리아는 이공계 위기와 관련, 교육 산학협동 병역특례 기술혁신 등 여러가지 문제를 심층분석해 많은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 해법들이 실현되려면 예산확보, 시스템개혁, 개인 의식변화 등이 선결돼야 합니다.
이는 쉽지 않습니다.
이공계 기피현상의 원인은 무엇인지 짚어주시죠.
▲ 이 이사장 =얼마 전 재료공학 박사과정의 우수 학생이 한의대를 가겠다고 학교를 그만두는 바람에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좀 더 공부해서 교수의 길을 걷는게 어떻겠느냐고 만류했습니다.
그랬더니 한의사가 돼 노력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겠다고 대답해 또 한번 놀랐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인력수급계획(manpower planning)을 체계적으로 세우고 정당한 보상을 해줘야 이공계 기피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도 이공계 진출 인력은 줄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짜여진 인력수급계획을 가지고 대응하기 때문에 문제를 찾기 어렵습니다.
▲ 손 원장 =핀란드는 이공계 위기와 기피 현상을 우리나라보다 먼저 겪었지만 이를 극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술만이 살 길이라는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 이공계 출신에 대한 대우를 획기적으로 높였습니다.
기술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과학기술자를 우대하고 이들에게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 줘야 합니다.
▲ 김 위원장 =이공계 기피는 잘못된 국가정책과 세계적인 조류로 인한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한평생을 바쳐 고독하게 고통스런 연구를 하는 이공계 연구자들의 노력에 대한 국가적 보상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데 있습니다.
▲ 조 위원장 =이공계 기피현상은 일본을 비롯한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이 문제가 지속된다면 한국경제의 발전에 커다란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을텐데요.
▲ 손 원장 =한국경제는 그동안 철강 자동차 등 하드웨어 산업으로 버텨 왔습니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혁신속도가 워낙 빠르기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야 합니다.
이공계 기피현상을 극복하고 전통기술과 신기술을 융합시켜 기술혁신을 이뤄야 합니다.
▲ 이 이사장 =위협적인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을 넘어서야 하는 우리로서는 이공계 기피현상이 큰 부담입니다.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결국 사람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예전부터 뜨거운 교육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교육열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인프라를 구축해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결하고 중국의 위협을 물리쳐야 합니다.
▲ 김 위원장 =한해 기술수지 적자가 28억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
기술수출은 2억달러에 그치고 있지만 기술수입은 30억달러나 됩니다.
우리 국내총생산(GDP) 수준에서 이같은 적자규모는 지나칩니다.
그렇다고 연구개발(R&D) 투자규모가 작은 것은 아닙니다.
R&D 투자비는 세계 8위, 연구원 수는 9위나 됩니다.
양적인 투자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양보다는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 조 위원장 =이공계 기피가 지속되면 후진국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그렇다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말씀해 주시죠.
▲ 김 위원장 =국가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뜯어 고쳐야 합니다.
1948년에 제정된 정부조직법은 그동안 50여차례나 개정됐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산업시대의 법이지 지식정보시대에 맞는 법은 아닙니다.
정부부처가 역할과 권한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과학기술정책이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수립.집행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 이 이사장 =교육문제를 입시문제로 접근해서는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교수나 학생이 세계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여성 과학기술인력 활용, 연구중심대학 양성, 세계화를 위한 외국 인력 유치 등도 중요합니다.
▲ 손 원장 =과학기술 선진국들은 내셔널 이노베이션(National Innovation)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우리로서는 혁신을 위해 전세계에서 우수한 인재를 끌어 모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학을 활용해야 합니다.
연구중심대학을 몇개 뽑은 다음 이를 집중 지원, 해외인력을 유치해야 합니다.
특별취재팀 strong-korea@hankyung.com
[ 협찬 : 한국산업기술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