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韓이 열린다-전문가 설문] "신의주 섣부른 투자 결정은 위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북한당국의 신의주 행정 특구 지정은 북한의 개방의지를 가늠할 중요한 잣대다.
이에 대해 국내 기업인이나 당국자, 연구소 관계자들의 반응은 "획기적이긴 하지만 아직 완전히 믿기엔 이르다"는 것이다.
국내 관계자들은 "북한당국이 신의주 특구에 대해서 행정.입법.사법권을 독자적으로 부여하고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프라 및 제도적 미비, 북한 체제 불안정, 양빈 특구 장관 교체설 등 신의주 특구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투자했다가 상당한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시점에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구 지정 긍정적
대다수의 응답자들은 신의주 특구 지정에 대해서는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발표대로 모두 이뤄지지 않겠지만 상당부분 실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70.5%)' '북한이 개방쪽으로 방향을 잡은 만큼 실현 가능성이 높다(20.3%)'가 '체제위기를 잠시 비켜가기 위한 제스처에 불과하다(9.2%)'보다 압도적으로 많은게 이를 말해 준다.
인프라 부족
국내 기업들이 개성이나 나진.선봉 등 다른 북한 투자지역에 비해 신의주 특구의 단점으로 절반 가까이(47.8%)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인프라'라고 지적했다.
그 다음으로 '급격한 개방에 대한 북한내 반발'이 17.8%, '중국의 비협조적인 태도'(17.2%)와 '지리적으로 멀다'(17.2%)가 같은 비율이었다.
신의주특구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도 북한 체제의 불안정과 열악한 인프라가 꼽혔다.
현재 신의주특구의 인프라가 낙후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전압이 불안정해 특구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
또 공항은 없고 항만도 소규모여서 현재로선 활용가치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독자적 입법.사법.행정 '장점'
'신의주 특구관련 발표 내용중 가장 눈에 띄었던 대목'이나 '개성이나 나진.선봉 등 다른 북한 투자지역에 비해 신의주가 갖는 가장 큰 장점'으론 단연 독자적인 입법.사법.행정권이 꼽혔다.
이는 북한 사회주의체제에선 생각할 수 없었던 의외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신의주가 북한 중앙 정부로부터 독립된데 대한 기대감의 표시로도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신의주에 입법.사법.행정권을 부여한 것은 중국 특구 사례보다 훨씬 더 앞서 나간 조치라고 판단하고 있다.
오승렬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이같은 조치는 중국보다 파격적"이라며 "신의주를 홍콩과 마찬가지로 북한경제 발전의 배후지로 만들겠다는 정권 차원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경공업 진출 가장 유망
국내 기업인들은 신의주에 진출한다면 가장 유망한 업종으로 50.3%가 경공업을 꼽았다.
건설업은 15.8%, 섬유 12.0%, 오락.관광이 7.1%를 차지했다.
북한은 특구기본법에 신의주를 국제적인 금융과 무역 상업 공업 첨단과학 오락.관광 지구로 개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응답자들이 신의주특구가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투자 및 송금 보장협정, 이중과세 방지 협정 체결 등을 우선적으로 지적한 것은 남북한 모두 4대 경협합의서를 조속히 발효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