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남북경협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결국 성사되겠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79.3%)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무리 없이 잘 진행될 것'이라는 대답은 17.7%에 달했다. 북.일수교 협상과 북.미대화가 이뤄지면서 정치 분야에서 북한의 개방 의지가 드러나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선 신의주 경제특구와 개성공단 사업 등이 가시적인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같은 점이 남북경협의 미래를 밝게 전망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난관이 많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3.0%에 불과했다. 다만 경협이 그다지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많았다. 북한의 산업인프라 부족과 체제 불안정 등이 상당기간 경협 활성화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진석 국민대 교수는 "주요 기업들은 대북 투자에 관심이 많지만 주변 여건이 취약해 당장 실행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신의주 특구 조성이나 개성공단 사업이 얼마나 탄력을 얻느냐에 따라 경협에 대한 전망이 엇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남북 경협의 속도를 높이려면 당국 차원에서 기업들의 자유로운 방북과 정보수집 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엔지니어를 대동하고 하루만에 평양이나 개성을 오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지 않으면 대북 투자를 늘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