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대북 진출 움직임이 점차 부산해지고 있다. 특히 양빈 신의주 특구 장관이 한국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다음달 7일 직접 서울을 방문,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발표해 국내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업들은 그동안의 대북 경협사업이 지지부진했던 것을 경험삼아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입장이지만 사내외 라인을 총동원,정보수집에 나서는 등 대북 사업 채비를 갖추고 있다. ◆ 남북경협 관심 고조 =삼성 LG 등 대기업들은 북측 경협 파트너와 중국 일본 등 해외지사 및 거래선 등을 통해 신의주 특구의 세부적인 개발방향과 행정절차 개선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북한이 개성 등으로 특구 지정을 확산시킬 움직임이 감지되는 만큼 그동안 중단했던 사업을 재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LG상사는 나진 선봉지구의 가리비 조개 양식사업과 자전거 합영공장 설립이 성사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7년 삼천리자전거와 공동 출자해 자전거 합영공장을 짓기로 합의를 봤지만 이후 별 진전이 없었고 태영수산과 가리비 조개 양식장도 운영키로 했으나 현재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대상사는 개성공단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00년 현대그룹에서 개성공단 계획을 추진할 당시 현대상사는 공단의 설계 개발 분양 운영 등의 업무를 담당키로 했으며 국내 진출 희망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도 열었다. 현대상사는 개성도 신의주와 같은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고 태스크포스팀을 중심으로 사업을 저울질하고 있다. ◆ 대북 접촉 활기 =개성공단 조성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이 지난 24일 북한을 방문한데 이어 한준호 대통령직속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이석영 중소기업청장이 국내 중소기업의 북한 진출 여건을 모색하기 위해 28일 북한을 방문했다. 삼성 LG 등도 현재 진행 중인 소프트웨어 개발사업 및 전자제품 임가공 사업과 개성공단 및 신의주 특구 투자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북한 방문을 추진 중이다. SK 역시 다음달 중 북한의 공식창구와 접촉, 개성 공단이나 신의주 특구는 물론 기타 지역에 대한 투자 여부나 투자 아이템 등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투자는 일단 신중 =그러나 기업들이 당장 대북투자에 나서지는 않을 것 같다. 아직 사업성을 따질 수 있을 만큼 세부적인 개발계획이나 투자 여건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북한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고라도 진출하고 싶은 매력적인 사업대상도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 등 대기업들은 당분간 정보 입수 및 협의채널 구축에 주력하고 구체적인 투자 여건이 확정될 때까지 투자 결정을 미룰 방침이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