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를 위한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17년 만에 처음으로 개인부문(가계.자영업자)의 금융부채 증가액이 금융자산 증가액을 추월했다. 이는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과 벌어들인 소득보다 더 많은 금액을 투자 또는 소비했다는 것을 뜻해 가계부실의 위험이 그만큼 커졌다고도 볼 수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4분기 자금순환 동향'에 따르면 개인부문은 이 기간중 금융회사로부터 25조5천억원을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은행예금 등 금융자산은 24조1천억원 증가하는데 그쳐 1조4천억원의 '자금부족' 상황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부문의 자금부족은 1985년 2.4분기(부족액 5백48억원) 이후 17년 만이며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65년 이래 두번째다. 1.4분기엔 빚보다 저축이 1조1천억원 많은 '자금잉여' 상태였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85년엔 극심한 경기침체로 '생계형' 대출이 많았지만 올 2.4분기에는 부동산 구입 등 '투자형' 대출이 급증해 자금부족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기업들은 경기상황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투자를 기피, 2.4분기중 전분기 대비 21.7% 감소한 19조3천억원을 차입하는데 그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