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D램 업체인 일본의 '엘피다 메모리'가 누적적자와 시장침체로 퇴출위기에 처했다고 다우존스가 23일 보도했다. 엘피다는 한국과 미국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일본 NEC와 히타치가 지난 2000년 9월 합작,설립한 일본 유일의 대형 D램업체로 세계 D램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엘피다의 위기는 모기업인 NEC와 히타치의 대형 적자에서 비롯됐으며,다음달 3백㎜웨이퍼 생산 공장가동을 앞두고 정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공장을 풀가동하려면 일본 5대 반도체기업들이 올 회계연도 중 설비투자에 쏟아부은 1천8백억엔에 육박하는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D램 시장의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지금 엘피다가 새 공장을 가동할 경우 과잉생산으로 세계 반도체업계의 불황이 심화될 수도 있다. 다우존스는 "엘피다가 생존을 위해 조만간 특단의 조치를 내릴 것"이라며 "외국기업의 투자유치,파운드리(반도체 수탁가공)사업으로의 전환,다른 D램업체와의 통합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건증권의 이즈미 요시하루 애널리스트는 "NEC와 히타치가 엘피다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며 "매각대상은 파운드리 사업경험이 있어 엘피다를 파운드리 업체로 전환시킬 수 있는 기업으로 대만의 UMC가 유력 후보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