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북측 금강산여관에서 이뤄진 제5차 이산가족 순차방문에서 남측 방북단 이산가족 99명은 북측 가족들과 함께 꿈에 그리던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금강산여관 일대는 반세기만에 만난 이산가족들이 기쁨의 눈물속에 지난 세월을얘기하느라 웃음꽃이 만발했다. 0...16일 북측의 혈육과 상봉한 남측 이산가족 99명 가운데 막판 교체로 방북단에 합류한 송윤태(68). 이인규(69). 김연욱(62)씨 등 세 할아버지의 감회는 그야말로 남달랐다. 이들은 방북단으로 선정됐다가 건강 때문에 방북을 포기한 권유순(여.84), 김선모(여.80), 김은주(여.83), 박응녀(여.76) 씨 등 4명을 대신해 금강산행의 행운을안았다. 송윤태씨의 경우 큰 형수 권유순(87)씨 대신 북녘의 누나 순저(72). 조카 동욱(58). 동승(55)씨 등을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송씨는 북측의 형님 송태오(87)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방북을 포기한 형수 권씨 탓에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인규씨는 생사확인 후보자 200명 명단에 들었다 방북을 포기한 김기유(여.90)씨의 아들. 충북 증평 출신의 이씨는 어머니 대신 북측의 조카 리종철(43). 종호(40).종혁(38). 종국(35). 종화(여.33). 종옥(여.30)씨 등을 만나자 왈칵 울음을 터뜨렸다. 이씨는 조카들을 보는 순간 북녘에서 돌아가신 형 상규(71)씨와 남녘의 살아계신 노모 김씨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 거렸고 거동이 어려워 금강산에 오지 못한 형수조정숙(63)씨에게 감사의 말을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연욱씨는 북측에서 사망한 형 상욱(75)씨가 남겨둔 조카 유순(여.45), 구영(41), 구일(38)씨 등의 얼굴을 더듬으면서 가물가물한 형의 모습을 떠올리려는 모습이었다. 0..."내 아들은 어디갔어, 내 아들 어디 갔어..." 이산가족 단체상봉에서 석영자 (91)할머니는 첫째 아들 표현준씨가 사망했다는소식을 북측 며느리 김상연(63)씨로부터 전해듣고 털썩 주저앉았다. 이산가족 상봉 신청 결과 북녘의 아들이 먼저 세상을 뜨고 대신 며느리와 손자가 나온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래도 직접 며느리로부터 장남의 사망사실을 전해듣자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표씨는 6.25전쟁 당시 청주에서 살다가 19세의 나이로 의용군에 끌려가는 바람에 가족들과 생이별 했다. 석영자 할머니는 "그 동안 한시도 잊은 적이 없었어. 아들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이렇게 오래 살았는데 먼저 저세상으로 가다니..."며한숨을 내쉬었다. 석 할머니는 "어머니, 대신 저희들이 왔잖아요", "할머니 절 받으세요"라며처음 본 며느리와 손자 길광(36)씨. 길남(29)씨가 큰 절을 올리자 겨우 눈물을 멈추었다. 석 할머니는 아들의 체취를 느끼려는 듯 며느리와 손자들의 얼굴을 연신 쓰다듬었다. 그는 "그래도 현준이가 북한에 와서 결혼까지 해 이렇게 든든한 아들들을 남겨놓고 가서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스스로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