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 박스권 상향돌파 여지 부각, "달러/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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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셋째 주(9.16∼9.19) 환율은 레벨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1,210원에 위치한 박스권 상단의 돌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방경직성이 강화되고 있는 분위기에서 추석을 목전에 둔 장세는 큰 폭 등락보다 향후 방향성 타진의 계기를 찾으려는 기대감이 자리잡고 있다.
예전처럼 추석을 앞둔 활기와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1,200원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제한됐던 장세는 조심스레 박스권 탈출의 계기를 모색중인 것.
달러/엔 환율이 박스권 상향 돌파 후 고점을 얼마나 높일 것인지가 관심사다.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하지만 일본 경제의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든 모양새다. 이와 함께 추석을 앞둔 업체 네고물량 출회가 일방적인 공급우위의 장세를 이끌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된다.
◆ 박스권 상단 테스트 = 한경닷컴이 외환딜러 16명을 대상으로 환율전망을 조사한 결과, 예상 환율의 저점은 단순평균으로 1,192.88원, 고점은 1,210.81원으로 집계됐다. 지난주 장중 저점인 1,194.00원과 고점인 1,205.00원에서 상향한 수준.
조사결과, 위쪽으로는 9명의 딜러가 '1,210원'을 지목, 박스권 상단 테스트를 예상했다. 이어 각각 3명이 '1,213∼1,215원'과 '1,205∼1,208원'을 고점으로 지목, 1,210원을 놓고 엇갈린 견해를 내비쳤다. 소수 의견으로 1명이 '1,220원'까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래쪽으로 9명이 '1,194∼1,197원'을 저점으로 지목, 지난주 1,195원에 형성된 지지선을 신뢰했다. 이어 7명이 '1,190원'까지 하락 가능성을 점쳐 전반적으로 1,190원대는 하방경직성을 지닌 레벨로 인식됐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이번주에도 박스권 유지 견해가 지배적이나 이는 지난 주말 뉴욕장에서 달러/엔의 급등을 예상치 못한 수치인만큼 상향 조정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난주 말 달러/엔은 뉴욕에서 전 고점인 121.40엔을 뚫고 12주만의 최고치인 121.72엔으로 마감했다.
◆ 지난주, 1,200원대 상향 = 지난주 환율은 다시 1,200원대로 올라섰다. 앞선 주 1,190원대를 기록했던 장세는 대외여건의 변화를 안고 차츰 오름세를 강화하는 그림을 연출했다.
달러/엔 환율이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며 120엔대로 등정한 영향과 역외매수, 정유사 결제수요 등이 추석을 앞둔 네고물량을 흡수, 상승요인이 부각됐다.
다만 환율은 1,205원에 위치한 강력한 저항선을 확인했으며 전반적으로 방향성이 확보되지 않는 박스권내 레벨이동에 그쳤다. 환율은 지난주 금요일 1,203.8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 달러/엔, 상승 모멘텀 제공 = 최근 외환시장의 정체감이 심했다. 달러/엔의 등락에도 반응정도가 미약했으며 수급상 한쪽으로 기울임도 없었다. 1,200원을 둘러싼 공방은 지난주 환율의 장중 고저점이 각각 1,205원과 1,194원이었던 점에서도 드러난다.
밑에서 강한 방어선을 구축한 인상을 심어준 환율은 일단 이번 주에도 달러/엔과 일정한 거리감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가자들은 원화와 엔화, 두 통화간 연동성에 민감해 하지 않고 수급상황에 좀 더 민감해할 가능성이 크다.
엔/원 환율은 지난주 100엔당 1,000원대 밑으로 내려섰지만 앞선 주 1,020원대까지 갔음을 감안하면 엔/원 재정거래가 상당부분 일어나면서 등락이 커질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엔/원은 지난 주말 달러/엔 폭등으로 서울 외국환중개기준 987.26원으로 고시돼 3개월만에 980원대로 하락했다.
달러/엔은 121엔대 등정이후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 일본의 반기말 결산을 앞둔 업체들의 본국송환이 있지만 일본 경제의 불안감이 재부각되는 분위기가 조심스레 조성되고 있다. 미국 경제와 '누가 더 나쁘냐'를 놓고 공방이 벌어질 수도 있으며 일본 정부는 추가 엔 약세를 바라고 있는 눈치다.
박준근 BNP딜러는 "달러/엔의 전체적인 그림이 3개월동안 조정을 어느정도 마치고 바닥권에서 탈피하고 있다"며 "일본이 미국보다 나을 것은 없다는 엔화 고평가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엔이 121엔대를 완전하게 뚫고 올라섰는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미국 경상적자가 2/4분기 1,300억달러로 분기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데다 미국의 이라크 공습 가능성, 투자자금 유출 등 달러화 약세를 유도할만한 요인이 상존한다.
달러/엔이 다시 119∼121엔에 갇힌다면 달러/원은 최근과 같이 반응정도가 미약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본 거래범위인데다 역외세력의 움직임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정인우 도쿄미쯔비시딜러는 "달러/엔이 121엔을 완전히 뚫고 올라서면 역외매수가 강해지면서 달러/원도 1,210원 테스트에 나설 것"이라며 "달러/엔이 119∼121엔이면 국내시장은 수급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 추석전 네고우위 ? = 전통적으로 추석을 앞두고 업체들의 원화자금 수요로 인해 외환시장에 네고물량 공급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도 이같은 전통이 이어질 지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업체들의 자금사정이 호전돼 당장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내놓을 이유가 없다는 것.
또 최근 정유사 중심으로 결제수요가 아래쪽을 떠받치면서 하방경직성도 다져놓고 있는 상태. 수급상 어느정도 균형을 맞출 가능성이 대두돼 전통적인 네고우위의 추석전 장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환율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 정도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신범수 제일은행딜러는 "기업들 자금호전으로 추석 네고물량 기대가 크지 않다"며 "아래보다 위에 기대를 두는 딜러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