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훈 < 액센츄어 코리아 사장 > "순수 컨설팅모델은 갈수록 설 자리가 없어질 수밖에 없습니다.그 대신 아웃소싱(외부조달)을 포함한 종합 비즈니스서비스 시대가 올 것입니다." 국내 최대 종합컨설팅업체인 액센츄어 코리아의 한봉훈 사장(50)이 보는 컨설팅 업종의 앞날은 별로 밝지 않다. 특히 전반적인 기업 전략을 짜주는 전략컨설팅업체들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게 그의 전망이다. "종합컨설팅의 경우도 전략수립에서부터 실행,사후관리,아웃소싱까지 일관 서비스를 할 수 있어야 기본적인 매출도 생기고 이익도 늘려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국내 컨설팅 시장 규모가 연 7조원 정도로 커지지 않았느냐"고 묻자 "많이 잡아야 그 가운데 10%인 7천억원 정도만이 소위 컨설팅업체들의 매출"이라고 잘라 말했다. 나머지는 삼성SDS,LGCNC 등 대기업 시스템통합업체들의 매출과 컴퓨터 등 하드웨어의 판매실적까지 포함된 액수라는 것이 그의 설명. 1조원이 채 안되는 시장에 외국계 10여개사를 포함,수십개 업체들이 난립해있으니 경쟁도 치열해지고 수익률도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가 그래서 주목하고 있는 분야가 아웃소싱. 핵심(core) 분야 외에는 모두 외부에 맡기는 세계적인 추세가 우리나라에서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론 비핵심 분야 모두가 대상이 되겠지만 특히 IT(정보통신)분야와 인사 회계 등 프로세스 부문의 아웃소싱은 앞으로 수년간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법은 의뢰 회사와 합작할 수도 있고 단독으로 전문업체를 설립해 각사의 아웃소싱 수요를 흡수하는 방안 등 여러가지가 가능하다고. 문제는 비핵심분야도 억지로 붙들어두고 싶어하는 경영자들의 시각이다. "기업들은 무엇보다 보안 문제들을 신경쓰지요.기업비밀 재무정보 인사파일 등을 어떻게 남에게 맡길 수 있느냐는 것이지요.이런 의식이 지배적이라면 AT&T가 인적자원관리를 10년 장기계약을 맺고 액센츄어에 맡기는 것 같은 예는 국내에선 생겨날 수가 없겠지요." 한 사장은 아웃소싱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현재 4백명인 직원수를 중장기적으로 2천명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리와 경제규모가 비슷한 스페인의 경우 액센츄어지사 인력이 컨설팅 1천5백명,아웃소싱 3천명 등 모두 4천5백명에 달한다. 한 사장은 국내 컨설팅업계의 1세대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한국개발금융을 거쳐 삼성 비서실 국제금융팀에서 근무하던 지난 82년 당시 안권회계법인(현 안건회계법인)으로 옮겨 컨설팅을 시작했다. 86년엔 지금의 액센츄어 서울사무소가 된 아더앤더슨컨설팅 코리아 창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98년 공동대표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9월 사장이 됐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