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최근 경제동향과 주5일 근무제 입법안,수해복구 지원,세제개편안 등 경제현안들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특히 삼성 이건희 회장이 지난 5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무총리 초청간담회에 참석한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참석해 회의 분위기가 더욱 진지하고 활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의 초점은 정부의 주5일 근무제 입법예고안에 모아졌다. 회장단은 근로시간 단축은 국제기준에 맞춰 추진하되 기업의 경쟁력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본에 비해 1주일이나 더많은 휴가일수를 줄이고 불합리한 약정휴가 관행도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기업의 규모별 업종별 특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회장단은 수해복구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장시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의 수재현장이 민관협력을 통해 조기에 완전복구될 수 있도록 경제계가 최대한 협조키로 했다. 또 이같은 피해가 재발되지 않도록 분산된 재해대책기구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근본적인 재해대책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재해복구 및 구호를 위한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예산을 사전적 경상예산으로 책정해 사전사업과 복구활동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재해보험제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재해보험에 대한 재정 지원과 함께 상습 재해발생지역 주민의 재해보험가입을 유도해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질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회장단은 또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공적자금 상환 등의 재정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조세감면 혜택을 축소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에 따라 조세감면 축소보다는 음성탈루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불합리한 재정지출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제외된 연결납세제도도 조기에 도입해 지주회사 설립이 활성화되도록 하고 결손금의 이월공제기한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회장단은 이와 함께 현재 6개 그룹을 대상으로 진행중인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 내부거래 조사와 관련해 근본적으로 공정거래법을 경쟁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율 등 주요 경제변수들의 단기 변동폭을 최소화하고 국내 경영환경을 안정적으로 개선하는데 정부정책의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회장단은 또 대통령선거와 신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는 주5일 근무제 등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기보다는 기존 정책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