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후광을 업고 초유의 인기를 누렸던 한국프로축구가 최근 현격한 관중 감소 추세 앞에 당황하고 있다. 11일 주중경기로 치러진 삼성 파브 K리그 5경기에서 입장한 관중수는 모두 5만4천448명으로 경기장 당 평균 1만889명. 지난달 28일 5경기 5만9천185명, 지난 4일 5만7천243명을 기록한데 이어 최근세차례 주중경기에서 연속으로 5만명대(5경기 기준) 관중수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관중수는 계속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5만명 대로 접어들기 직전에 치른 주중경기인 지난 7월31일 5경기에서 12만7천544명으로 경기당 평균 2만5천508명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40여일 사이에 관중수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셈. 지난해 비슷한 시기의 주중경기인 9월5일의 정규리그 5경기의 관중수가 5만3천325명이었음을 감안하면 벌써부터 프로축구가 예전의 '텅빈 관중석 시대'로 돌아가는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관중 감소에는 방학이 끝나면서 학생 관중이 줄어든 것을 포함해 몇가지 외부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월드컵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경기장을 찾게 된 관중들을 고정 관중으로 만들지 못한 각 구단과 프로연맹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신문선 SBS해설위원은 "일련의 경기중단 사태에서 보듯 각 팀들이 4강 신화에 기댄 채 팬들을 의식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고 프로연맹과 축구협회는 눈에 띄는 심판판정의 문제에 좀더 단호한 의지를 갖고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해외에 진출한 송종국(페예노르트),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의 공백과 퇴장에 따른 출장정지와 해외이적 문제로 '속병'을 앓고 있는 김남일(전남)의결장, 아시안게임 대표들의 조기차출 등에 따른 '스타의 부재'를 꼽는 사람들도 많다. 이같은 스타 부재의 문제는 부산이 지난달 18일 송종국의 고별경기로 치른 포항과의 홈경기에서 3만207명의 관중을 끌어들였다가 다음 홈경기였던 28일 전북전에서 8천509명을 기록하는데 그쳤던 데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이와 더불어 성남 일화가 9월 들어 본격적인 독주체제를 갖추면서 치열한 선두 다툼이 주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감소했다는 점도 관중감소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일부 팀은 전자우편을 통해 잠재 관중들에게 팀 소식을 전하는 방법을 모색하기도 하고 또 어떤 팀은 스타 마케팅의 기치 아래 팀의 간판스타 만들기에 홍보의 포커스를 맞추는 구상을 하는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실정. 이에 대해 김원동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국장은 "각 구단들은 더 이상 이벤트로팬을 모을 수 없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며 "스타급 선수들을 해외로 보내는 것만이 능사라는 생각은 재고할 필요가 있으며 스타들을 보낸 자리에는 이름있는 외국인선수를 충원하는 등 복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신문선 해설위원은 "국부적인 방법으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팀과 축구협회, 프로연맹 등 생산자 집단 전체가 대오각성함으로써 행정과 마케팅을 포괄하는통합적인 대안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