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오는 17일 대선출마 선언을 앞두고 재계 인사와의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재벌 2세의 대선출마가 재계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부와 권력을 한손에 쥐려 한다'는 일각의 시선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재계와의 관계를 재설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11일 "내가 대선에 출마하고 또 대통령에 당선되는데 재계가 부담을 느낀다면 모두 내 책임"이라며 "앞으로 재계 인사들을 개별적으로 많이 만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삼성동 아셈빌딩에서 구평회(具平會) 전 월드컵유치추진위원장을, 오후에는 무교동 코오롱빌딩에서 이동찬(李東燦) 전 월드컵조직위원장과 만났다. 구 전 위원장은 럭키금성상사 회장 등을 거쳐 LG 창업고문으로 있고 이 전 위원장은 코오롱그룹 창업자로 경총회장을 거친 재계의 거물. 이 자리에서 구 전 위원장은 "월드컵 4강, 경제 8강, 정치 16강을 이루자"며 정의원의 대선출마를 염두에 둔 듯 "젊은 사람이 열심히 해보라"고 덕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이에 앞서 10일 구본무(具本茂) LG회장, 지난달 28일에는 손길승(孫吉丞) SK회장을 찾아갔다. 정 의원측은 "월드컵조직위원장 자격으로 그동안 월드컵 성공개최를 지원한데 대한 사의표시를 하기 위해 11개 대기업 회장들과 만날 계획"이라며 "그러나 대기업회장들이 워낙 일정이 바빠 조만간 다 만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