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강보합권에 착지했다. 장중 지난 금요일 종가대비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혼조세를 보였다. 하루 변동폭이 불과 3.40원으로 지난 6월 28일 3.00원 이후는 물론 이달 들어 최소치를 기록, 위축된 거래 양상을 방증했다.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픽싱) 역내 매도와 업체 네고물량 등으로 오전중 하락했던 환율은 오후장에서 달러/엔 환율 반등과 손절매수 등으로 낙폭을 회복하는 궤적을 그렸다. 역외세력은 간헐적으로 매수세를 유입, 시중 달러를 흡수했다. 달러/엔은 전반적으로 박스권에 갇혀 변수 역할이 미미하며 수급도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있어 박스권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시장 참가자들은 9.11 1주년 이후 미국 주가와 달러화 가치 변동에 의한 모멘텀 발생여부를 주목, 박스권 탈피의 기대감을 품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0.10원 오른 1,196.90원에 마감했다. 이날 고점은 1,197.40원, 저점은 1,194.00원으로 변동폭은 3.40원에 그쳤다. ◆ 방향성 대답없는 시장 = 시장 참가자들은 '모멘텀 없음'을 배경으로 어느 한 쪽으로 쉽게 거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가 9.11 1주년과 미국의 이라크 공습 임박에 따라 아직 뚜렷한 방향성을 확보하지 못한 터라 지표로 삼을만한 변수가 없는 상황. 수급상황도 기울어짐 없이 대체로 균형을 보이긴 마찬가지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전중 전자업체 네고로 내려갔다가 달러매도초과(숏)상태 커버수요와 달러/엔 반등으로 되올랐으나 1,197원선에선 다시 물량을 맞고 제어됐다"며 "달러/엔의 미세 변동을 따라 움직인 격"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딜러들도 방향감이 없는 상태라 당분간 박스권 유지가 될 수밖에 없다"며 "내일 거래도 넓게 1,190∼1,200원 범위에 묶일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오전중 업체 네고, 오후에는 역외매수세 등이 주도했다"며 "달러/엔에 대해 자신이 없고 수급이 맞아 들어가기 때문에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계속 레인지에 묶여 있는 상태라 큰 변동이 없다면 내일도 1,194원을 중심으로 1,192∼1,198원에서 제한될 것"이라며 "미국의 이라크공습도 국제 여론몰이에 주력하고 있는 상태라 쉽게 가늠키 어렵다"고 전망했다. ◆ 달러/엔 118엔대 횡보 = 달러/엔 환율은 118엔대에서 무기력한 등락에 그쳤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실업률 하락과 증시 상승 등으로 118.55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도쿄 개장초 일본 정부 구두개입으로 장중 118.73엔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3조엔의 연기금을 증시에 투입하는 안에 동의, 일본 정부의 증시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닛케이지수의 강세로 달러/엔은 반락, 장중 118.15엔까지 떨어졌다. 이후 달러/엔은 경기부양책에 기대감이 옅어지면서 소폭 반등, 오후 4시 46분 현재 118.47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지난주 1,010원대에서 소폭 내려섰으며 같은 시각 100엔당 1,009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534억원의 매수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172억원의 매도우위를 가리켰다. 나흘만에 주식순매수를 보였으나 규모가 크지 않아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없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0.10원 높은 1,196.9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곧 고점인 1,197.00원까지 오른 뒤 하락 전환, 9시 40분경 1,195.90원으로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1,196원선에서 붙박혀 있다가 달러/엔 반락과 동행, 11시 52분경 저점인 1,194.00원까지 내려선 뒤 1,194.8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높은 1,195.0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완만하게 레벨을 높여 1시 59분경 1,195.70원까지 오른 뒤 한동안 1,195원선에서 붙박혔다. 그러나 3시 전후 달러/엔의 소폭 반등과 달러되사기(숏커버)로 환율은 상승 반전, 4시 16분경 고점인 1,197.40원까지 오른 뒤 1,197원을 축으로 보합권에서 등락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0억6,00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1,8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8,400만달러, 3억5,810만달러가 거래됐다. 10일 기준환율은 1,196.0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