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일본 은행들의 취약성은 시장에서 치유가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일 은행 구조조정 평가'라는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안태영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국내외 평가회사들은 국내 은행의 신용등급을 꾸준히 높여 왔다"며 "이는 국내 은행들의 구조조정 과정이 대내외적으로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한신평은 구조조정을 통한 국내 은행들의 긍정적인 성과로 우선 기업여신 관련 리스크가 감소했다는 점을 꼽았다. 안전자산 운용 비중이 확대되고 외화 유동성 위기의 재발 가능성이 약화된 점도 긍정적인 평가 요인으로 꼽혔다. 한신평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공채에 투자한 비중은 지난 97년 말 전체 투자자산의 35%에서 올 3월 현재 55%로 높아졌다. 반면 외화자산 투자 비중은 같은 기간 17%에서 4%로 축소돼 외화 유동성으로 인한 리스크는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일본의 은행시스템은 현재 매우 위험한 상황이며 앞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취약한 은행시스템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은행부문의 자본을 재구성하는 공적자금의 투입도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됐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