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종합 성적은 8월말 현재 'C+'로 낙제점을 면한 수준이라고 CNN머니가 8일 분석했다. CNN머니는 "고용시장 침체와 주가급락, 이라크전 위협과 같은 악재속에서도 소비부문이 버텨줘 미국 경제가 회복궤도에서 이탈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CNN은 "미 경제의 운명은 소비자와 기업간의 줄다리기 결과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며 "양측의 힘 겨루기가 다소 소비자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낙관론도 피력했다. 더블딥(짧은회복 후 재침체) 우려를 낳는 경제지표도 있지만 더블딥은 곧 녹아 없어질 아이스크림에 불과하다는 시각을 뒷받침하는 경제지표도 많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CNN은 지난 6월에도 미 경제를 'C+'로 평가했다. [ A+ ] 주택시장=활황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지난주 또 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30년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규 및 기존주택 판매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가 물속에 들어갈 때 주택시장이 잠수를 막아주는 기둥이 될지 거품이 될지는 확실치 않지만 경제를 생각하면 후자는 피해야 한다. [ B ] 소비자 지출=소비자들은 8월 들어서도 자동차를 교체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월마트 타깃 등 할인점에서의 쇼핑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매출 둔화가 장기적 추세인지 이례적 현상인지 속단하긴 이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동면에 들어가면 경기도 위축될 것이다. [ C+ ] 소비자 신뢰.제조업.달러가치 =엔론 월드컴 등 기업들의 부패스캔들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소비심리가 냉각됐다. 컨퍼런스보드와 미시간대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990∼91년 불황때보다 높지만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8월 중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여전히 확장국면(50 이상)에 있지만 전달보다 악화됐다. 반면 7월 공장주문은 강세를 보였고 시카고 제조업지수도 여전히 긍정적인 편이다. 달러는 지난 6월 수준과 비슷한 약세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달러약세는 미 수출업체들에 호재가 되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 C ] 기업투자.증시.고용시장 =장비 및 소프트웨어 구입을 위한 기업지출이 지난 2분기 중에는 2000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으로 늘었다. 신규 기계주문도 7월중 전년동월보다 13.4% 증가했다. 기업투자 평가점수가 지난 6월의 'D'에서 'C'로 상승한 배경이다. 증시는 7월말 이후 폭락세에서 벗어나 힘겨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관론자인 빌 그로스를 믿는다면 다우지수는 5,000선까지 밀리겠지만 대부분 그의 말을 믿지 않고 있다. 증시도 'D'에서 'C'로 상향 조정됐다. 실업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월가가 고무돼 있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그렇지 않다. 웰스파고은행의 손성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제와 고용시장이 아직 숲을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수개월간 고용을 확대해 왔으나 실업률을 지속적으로 끌어내릴 만큼은 아니라는 얘기다. 8월중 해고자수가 46% 급증한게 이를 말해준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