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증시가 주가폭락을 거듭하면서 회복기미를 보이던 일본경제를 다시 벼랑으로 몰아넣고 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3일 하룻동안 3백4.59엔 급락한데 이어 4일에도 1백41.95엔이 내려 9천75.09엔에 마감됐다. 이는 1983년 9월 이후 최저치다. 현지 분석가들은 주가폭락의 도화선으로 미국 증시불안과 일본경제의 취약한 펀더멘털,그리고 기업비리 스캔들 등 세 가지로 꼽고 있다. 우선 일본 제조업수출의 열쇠를 쥔 미국경제가 난기류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산업계의 활력 또한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발표되는 각종 지표에는 적신호가 잇달아 켜지고 있다. 악재가 곳곳에 잠복한 가운데 일본햄의 허위신고,도쿄전력의 사고은폐 및 미쓰이물산의 뇌물제공 사건 등 잇따라 터지는 각종 기업비리는 투자자들의 증시 외면을 부추기는 촉매역할을 하고 있다. 주가폭락은 주식평가손을 산더미처럼 키우며 금융위기설로 비화되고 있다. 다이와종합연구소는 주가가 9천2백엔에 머물 경우 13개 대형은행들의 평가손이 4조7백억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